가평문화원이 경찰로부터 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는 중에도 또 몰래 동호회에 강당을 무료로 대관해 준 사실이 확인됐다.
설 명절을 앞둔 지난 8일 사무국장 A씨는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가평군 전통무예 동호회에 다목적 강당을 사용하게 했다.
A씨는 3층 다목적 강당과 조명실 문을 열어 불을 켜주고는 퇴근했고, 여기에서 지인 등 10여명이 전통무예 연습을 했다. 이 시각 정 원장도 2층 원장실에 있었다.
전통무예 동호회는 지난 1월 두 차례나 다목적 강당을 사용, 이날이 세 번째다.
이들은 연습을 마친 뒤 건물 밖을 나섰다. 이때는 정 원장 등 아무도 없었다.
가평군 전통무예 동호회 관계자는 “문화원 측과 정식 대관 절차를 밟는 중이다. 대관료 등은 추후 정산하기로 했다”며 “강당을 사용한 후 소등하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오전 10시쯤 직원이 발견하기까지 12시간 넘게 3층 다목적 강당과 조명실, 원장실 등은 밤새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경찰은 현재 정용칠 원장 등이 지난해 지인에게 다목적 강당과 회의실을 11차례 무료로 빌려준 준 혐의로 수사 중이다.
정 원장 등은 대관료를 공유재산 사용료 수입으로 회계 처리해야 하지 않아 가평군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
경찰은 또 정 원장이 관용차를 사적으로 14차례 이용한 부분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참고인 등으로부터 진술과 관련 증거를 다수 확보하고 정 원장을 조만간 불러 사실 여부를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 원장 등은 지난해 문화교실 동아리 회원들에게 규정에도 없는 약 200만원의 시설 사용료를 받아 챙겼다.
가평군은 이런 사실을 최근 확인하고 ‘배임 혐의’로 그를 추가 고발할 방침이다. 군은 회원들에게 받은 사용료를 돌려주겠다고 안내했다.
군은 또 정 원장이 지난해 11월 행사 보조금 일부를 착복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군은 정 원장이 지난해 10월31일 회다지 행사가 열린 날 보조금 정산서에 아침으로 소고기뭇국 50인분을 먹었다고 보고했지만, 거짓임을 확인했다.
군은 정 원장의 초등학교 동창의 식당에서 카드 결제가 두 번 이뤄지면서 차액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게 소명하라고 통보하는 한편 약 31만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 원장은 지난 6일 직원들에게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또 오는 16일 정기총회에서 이런 입장을 밝히겠다고도 했다.
그에게 제기된 비위 의혹은 ▲지인 무료 대관 ▲관용차 사적 이용 ▲사무국 직원에게 폭언‧욕설‧퇴직 종용 ▲사회복무요원 직장 내 괴롭힘 ▲무료인 문화교실 동아리 사용료 징수 ▲보조금 착복 의혹 ▲회비와 후원금 무단 사용 등 숱하다.
그는 정기총회를 앞두고 회비와 후원금을 몰래 건드린 사실이 들통나는 등 비위 의혹이 하나둘 사실로 밝혀지면서 ‘자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용칠 원장과 사무국장은 1월31일 오후 4시쯤 문화원에서 인천일보 기자에게 “인천일보의 모든 인터뷰에 노코멘트하겠다. 향후 취재를 거부하고 모든 반론권을 포기한다. 또 반론권 등과 관련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세 명의 경찰관이 있는 자리에서 수차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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