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의혹 하나둘 사실로 밝혀져…경찰 소환 앞두고 심적 부담

‘자진 사퇴’ 소식 일부 이사와 회원 등 문화원 안팎에도 전해져

 

▲ 정용칠 가평문화원장이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 도중 감사가 ‘지인 무료 대관‧관용차 개인 이용’ 등 인천일보 보도와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자 입술을 깨문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 원장은 두 가지 의혹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 /인천일보 DB

 

정용칠 가평문화원장이 제기된 각종 비위 의혹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원장은 지난 6일 출근 직후 직원들에게 “오는 16일 정기총회를 기점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너무 힘이 든다”면서 고개를 떨궜다.

그는 정기총회를 앞두고 회비와 후원금을 몰래 건드린 사실이 들통나자 “회원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주변에 착잡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장이 ‘자진 사퇴’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 주말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월요일이던 5일 문화원에 출근하지 않고 지인 몇몇에 ‘자진 사퇴’ 결정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자진 사퇴’ 발언은 일부 회원과 이사는 물론 문화원 안팎에도 전해졌다.

그가 퇴진을 결심한 배경에는 숱한 비위 의혹이 하나둘 사실로 밝혀지면서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배임 혐의’ 등 경찰수사 결과에 따라 직무 정지 또는 원장직을 잃을 수 있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 제기된 비위 의혹은 ▲지인 무료 대관 ▲관용차 사적 이용 ▲사무국 직원에게 폭언‧욕설‧퇴직 종용 ▲사회복무요원 직장 내 괴롭힘 ▲무료인 문화교실 동아리 사용료 징수 ▲보조금 착복 의혹 ▲회비와 후원금 무단 사용 등 숱하다.

특히 ‘배임 혐의’로 경찰 소환을 앞두고 혐의를 스스로 인정한 점이 ‘자진 사퇴’ 결정 배경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지인 무료 대관’, ‘관용차 사적 이용’ 두 가지 의혹을 인정했다.

경찰은 설 명절 이후 정 원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혐의를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문화교실 동아리에 대관 사용료 약 200만원을 가평군 몰래 징수하다 들통났다. 군은 내부 검토 후 경찰에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회원들은 정기총회에서 그에게 책임을 묻겠다면서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여기에 가평군, 경기도, 병무청, 경찰 등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문화원장에 대한 조사와 수사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가평군의 문화원사 위·수탁 계약 해지와 관련해서도 사실 여부를 군에 직접 확인한 후 크게 낙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용칠 원장과 사무국장은 지난 1월31일 오후 4시쯤 문화원에서 인천일보 기자에게 “인천일보의 모든 인터뷰에 노코멘트하겠다. 향후 취재를 거부하고 모든 반론권을 포기한다. 또 반론권 등과 관련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경찰관 3명이 보는 앞에서 수차례 밝혔다.

/가평=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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