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장, 직접 보조금 카드 재결제 ‘페이백’ 의혹…군, 진상조사

정 원장 전화 받지 않고, 문자메시지에도 ‘묵묵부답’

▲ 정용칠 가평문화원장이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 도중 감사가 ‘지인 무료 대관‧관용차 개인 이용’ 등 인천일보 보도와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자 입술을 깨문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인천일보 DB

정용칠 가평문화원장이 가평군의 행사지원 보조금 일부를 착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군이 긴급진상 파악에 나섰다.

가평문화원은 지난해 10월31일 가평읍 복장리 청평발전소 운동장에서 ‘가평회다지’ 행사를 치렀다.

문화원은 11월 제25회 경기도민속예술제 대회 출품작으로 준비했다.

가평회다지는 전통적인 장례 의식과 문화를 소개하고 체험하는 행사다.

군은 문화원에 민간경상보조금 1000만원을 지원했다.

인건비에 해당하는 출연료로 560만원, 물품임차료 200만원, 식비 240만원 등이다.

이중 식비로 책정된 보조금은 행사 전 연습 과정에는 일일 30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 당일이던 10월31일에는 1식 8000원 기준으로 100명분 80만원으로 책정됐다.

당일 행사 관계자와 군민 등의 점심으로 100인분의 뼈다귀해장국이 제공됐다.

정 원장의 초등학교 동창이 운영하는 관내 A식당에서 메뉴에 없는 뼈다귀해장국을 현장서 제공했다.

행사 다음 날인 11월1일 식당 업주와 약속대로 80만원의 보조금 카드 결제가 이뤄졌다.

하지만 정 원장은 다음날인 11월2일 오후 1시쯤 식당을 직접 들러 전날 결제를 취소하고 114만4000원으로 다시 결제했다.

남아 있던 식비 명목의 보조금을 모두 긁은 것이다.

식당측에서는 정 원장에게 차액 34만4000원을 현금으로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부가세만 회계처리하고 약 30만원의 행방은 묘연하다.

정 원장은 114만4000원, 당일 135명이 행사에서 식사와 음료수(32개, 6만4000원)를 마셨다고 정산내용을 군에 보고했다.

보고내용은 50명이 아침으로 소고기뭇국을, 점심에 85명이 뼈다귀해장국을 먹었고, 음료수 32개 주문했다고 지출정산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 아침으로 소고기뭇국은 제공되지 않았다.

복수의 행사 참석 관계자는 “이른 아침부터 일했는데 아무것도 먹은 게 없다”고 말했다.

A식당도 아침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식당 관계자는 “뼈다귀해장국 100인분, 80만원으로 계약하고 당일 점심시간에 맞춰 일찍 갔다”며 “정 원장이 와서 다시 결제한 기억은 있지만, 현금을 건넨 것은 오래전이어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으로 소고기뭇국을 제공한 사실은 없다. 처음 듣는 이야기다”며 “(정 원장)이 사장님 친구여서 막걸리와 음료수 등은 외부에서 별도로 사다 줬다”고 덧붙였다.

가평군은 정 원장이 식비 보조금을 착복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인천일보는 정용칠 원장과의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문자메시지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정용칠 원장과 사무국장은 1월31일 오후 4시쯤 문화원에서 인천일보 기자에게 “인천일보의 모든 인터뷰에 노코멘트하겠다. 향후 취재를 거부하고 모든 반론권을 포기한다. 또 반론권 등과 관련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가평=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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