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3·1절 앞두고 지난달 20일부터 게시
고종 외교 담당 고문이 소장했던 태극기
1880년대 제작 추정…2021년 보물 지정
▲ 김포시 청사 정면에 게시된 '데니 태극기'. /사진제공=김포시

김포시가 제104주년 삼일절 기념해 청사에 '데니 태극기'를 게시했다.

지난 20일부터 청사 본관 정면에 설치된 가로·세로 각 7m 크기의 이 태극기는 고종 휘하 조선 외교 담당 고문이던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1838~1900)가 소장해 그의 이름을 따 '데니 태극기'라고 불리고 있다.

데니 고문은 국제법 이론에 근거해 '조선이 청에 속한다'는 속방론을 부정하고 '조선은 엄연한 독립국'임을 주장했다.

1880년에서 1890년쯤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데니 태극기'는 1890년 5월 데니 고문이 청나라의 미움을 받아 파면돼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00년 그가 숨을 거둔 뒤, 그의 가족이 간직해 오다 1981년 6월23일 데니 고문의 가족인 윌리엄 롤스턴이 이 태극기를 우리나라에 기증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다.

실물 '데니 태극기'는 가로 263㎝, 세로 180㎝ 크기에 흰색 광목 두 풀을 이어 붙여 제작됐다.

붉은색과 푸른색 천을 오려 바느질된 태극 문양, 푸른색 천을 오려 바느질된 4괘는 데니 태극기만이 갖춘 특징이다.

이 태극기는 지난 2008년 등록문화재 제382호로 지정된 데 이어 2021년 보물 제2140호로 승격됐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알려진 이 태극기는 우리나라 국기 변천사에 중요한 연구자료로 쓰이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데니 태극기' 게시에 앞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데니 태극기 이미지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아 게시하게 됐다”며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태극기를 게시하면 일반 태극기보다는 한 번 더 눈이 갈 것이고, 이를 통해 순국선열의 희생을 되새겨보자는 취지에서 추진했다”고 말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