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모양의 생태계 교란 돌발해충
산림환경연구소 집단발생 사실 확인

도, 끈끈이 트랩 설치 등 집중방제 추진
경기도 청계∙수리산 일대에 돌발해충인 대벌레가 집단 발생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산림청 국유림 관리사무소와 30일까지 집중 방제 작업을 하기로 했다.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 청계∙수리산 일대에 돌발해충인 대벌레가 집단 발생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산림청 국유림 관리사무소와 30일까지 집중 방제 작업을 하기로 했다.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 청계·수리산 일대에 돌발해충인 대벌레가 집단 발생했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한 등산객이 지난 13일 의왕시 청계산 매봉 일대에서 대벌레로 인한 피해 상황을 신고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는 대벌레 피해 상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첫 신고가 들어온 청계산은 물론 인근 수리산 감투봉·능내정 일대에서도 대벌레가 집단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대나무 모양을 닮은 대벌레는 뭉쳐 이동하며 나뭇잎을 모조리 갉아먹는다. 한 마리가 보통 600∼700개의 알을 낳는 돌발해충이다. 성충의 크기는 7∼10cm다. 피해 나무가 썩거나 죽지는 않는다. 그러나 산림 미관을 크게 해치고, 생태계를 교란한다. 대벌레는 7월부터 늦가을까지 땅 위에 산란해 알로 월동하다 3월 하순∼4월에 부화한다.

천적을 만나거나 사람 손이 닿으면 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것처럼 행동한다. 기후변화와 도시화 탓에 알의 생존율은 높아지고, 천적은 줄어들면서 대량으로 출몰하는 현상이 잦다.

상황이 이러자 경기도는 지난 16일 청계산 일대 집중 발생지를 먼저 방제했다. 이어 산림청 국유림 관리사무소와 30일까지 수리·청계산 일대를 집중적으로 방제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끈끈이 트랩을 설치한 뒤 털어 잡기 등 주변 환경 영향을 고려한 맞춤형 방제를 진행해 등산객과 산림 피해를 최소화할 생각이다.

이성규 경기도 산림과장은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돌발해충 발생이 잦다”며 “집단 발생한 대벌레를 최대한 빨리 방제해 휴가철 산을 찾는 도민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