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기억교실' 국제학술대회

4년 전 민주시민교육원으로 이전
연수 자료 등 10년 전 모습 보존
“세계적 유례 찾기 어려운 기록”
“안전 가치 담은 미래교육 역할”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준비 중
▲ 10년 전 단원고 학생들의 학교 생활이 그대로 남아있는 4.16기억교실 모습./이원근기자 lwg11@incheonilbo.com
▲ 10년 전 단원고 학생들의 학교 생활이 그대로 남아있는 4.16기억교실 모습./이원근기자 lwg11@incheonilbo.com

“기록은 마음을 모으는 것이고 마음을 모으는 것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지난 12일 4·16민주시민교육원에서는 '단원고 4·16기억교실'에 대한 가치를 돌아보는 특별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4·16기억교실'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 250명, 희생 교사 11명이 마지막 수업을 했던 공간이다. 4·16기억교실은 단원고등학교에서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옮긴 뒤 2020년 민주시민교육원으로 이전됐다. 4·16기억교실에는 당시 학생들이 사용했던 책걸상부터 식단표, 가정통신문, 교무일지, 수학여행 인솔교원 사전 연수 자료 등이 10년전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곳은 사회적 재난이라는 중대 사건을 담고 있는 기록물이자 교육문화와 재난을 둘러싼 집합 기억의 공간 기록물이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국가지정기록물 14호로 지정됐다.

세월호 참사 기록 활동에 참여했던 김익한 명지대 명예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4·16기억교실은 국가와 대항 속에서 선제적 실천으로 쟁취한 성과이며 유가족들의 주체적 실천 결과라는 성격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당시 '우리의 기록'을 마련해 가야 한다며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기록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이들이 직접 희생자 삶의 기록을 가가호호 모아 그려낸 기록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국가의 기록 왜곡, 무단 파기로 '가해 기록'들이 상당 수 소실된 상황을 지적하면서 “사회적 기억 형성과 진상규명, 애도의 재조직화로 사건의 자기화와 변화를 다시 구축해야 할 때”라고도 했다.

단원고 2학년 3반 김도언 학생 어머니인 이지성(4·16기억저장소장)씨는 “4·16기억교실은 잘못된 사회교육이 만들어낸 참혹한 사회적, 국가적 문제를 인지하고 토론하는 장소”라며 “과거 역사를 이해하고 생명의 존엄성, 안전이라는 가치를 담은 미래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기록은 마음을 모으는 것이고 마음을 모은는 것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이라며 “50년, 100년 후에도 기록물이 영구히 보존돼 미래 세대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라는 슬픈 사건을 넘어 아픔을 극복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세상을 바꾸는 장소로 기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4·16기억교실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투올슬렝 대학살 박물관 기록물'을 관리하는 소터니 힌은 “단원고 기억교실은 '살아있는 아카이브'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살아있는 아카이브는 잃어버린 것에 대한 기억과 다가올 날들을 위한 희망과 안내의 등불이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근 기자 lwg1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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