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삼성 미래 성장동력…과감하게 기술 투자”

[영원한 삼성맨]
1988년 입사…35년간 오직 한 길
“더 좋은 제품 만들기 치열하게 고민”

[융합 AI 인재 육성 박차]
산업 급변 시기…산학협력 중요성 커
“안전한 AI 기술 제공이 최우선
차세대 반도체, 세계 경쟁력 강화
인류 삶 향상시키는데 최선 다할 것”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상상을 뛰어넘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AI 시대”라며 “안전하고 최고 성능의 AI 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차세대 반도체, 6G 통신, 로봇, 전장 등 새로운 성장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해 삼성전자의 세계 경쟁력을 정점으로 더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삼성전자

4차 산업혁명의 시대, 핵심은 반도체다. 반도체 산업의 중심에 대한민국 삼성이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혁명이 인류 문명사의 특성으로 나타나면서 우리의 삶의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지식정보화사회를 넘어 새로운 사회 유형의 인류 역사를 예견할 정도다.

삼성전자가 올해 선보일 스마트폰 실시간 통역 등 인터넷 없이도 운용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기능도 매력적인 혁신 분야이다. AI 챗봇 '챗GPT'가 개발되고 각자 스스로의 챗봇을 만드는 시대에서 인공지능의 학습 계산량은 '무어의 법칙'을 능가하는 기하급수의 시대에 이르렀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적극 도입하는 원년으로 일상생활에 적용될 생성형 AI의 발전 속도는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와 기술 확보, 투자 등 빠르고 과감한 추진력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세계 경쟁력을 정점으로 끌어 올릴 계획입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래 반도체 삼성시대의 새롭고 지속적인 도약을 설계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한국의 새 먹거리를 만들고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계 반도체 전장戰場을 뛰고 있다. 그를 서면으로 만났다. 반도체 인력 양성, R&D, 미래 비전 등을 물었다. 그리고 첨단 지식정보화사회의 인재 육성과 대학의 산학협력 생태계 등을 조망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1988년 1월 인하대 공과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하던 해에 삼성전자에 들어가 21년차에 상무가 됐다. 전무, 부사장, 사장을 거쳐 2022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삼성맨이다. 현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DX부문장 겸 DA사업부장이다.

한 부회장이 신입사원에서 최고 CEO가 되기까지 35년을 오직 삼성전자에서 한길을 걸어왔다는 점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의 성공에는 “항상 잊지 않고 간직한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신념과 열정”이 있었다.

한 부회장은 “AI는 첨단기술과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이기 때문에 AI 인재 양성과 영입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경제인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I분야 전문 인재 수가 전세계의 0.5% 수준으로 주요 30개국 중 22위에 그치는 등 평소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개인적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면서 “융합 AI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최근 AI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정교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 AI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공학·인문·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며 “국내 대학들이 이러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학생들은 전공 외에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본인만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직장' 1위에 4년 연속 올랐다. 일하기 좋은 일터 만들기, 시대에 부합하는 인재 발굴과 양성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성과이다. 한 부회장은 첨단 지식사회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수용하며, 본인만의 창의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항시 주시하고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습득하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노력, 기술이 어떻게 실생활의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현실로 구현하고자 하는 열정, 첨단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사회적 책임감을 갖는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한 부회장은 “다양한 신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결합하여 산업이 급변하는 시기에 대학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면서 “대학과 기업이 각자의 장점을 결합하는 산학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기업은 대학과 협력하여 실험적인 미래 기술 연구 등을 앞서 추진할 수 있고, 대학은 축적된 지식을 현장에 적용하여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면서 “그동안 산학협력은 우리나라가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과 같은 주력 산업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미 AI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AI기술의 활용 범위도 상상 이상으로 넓어질 전망이다. 한 부회장은 “빠른 AI 기술의 확장에 따른 편리함과 혜택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한 AI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삼성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편리한 AI 기술의 이면에는 개인정보의 노출, 딥페이크, 할루시네이션과 같은 여러가지 위험요소가 동반되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으로 두고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I 인재 육성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로서 “전 세계 글로벌 AI센터에서 선행 기술을 연구하고 전문 인력을 육성한다”면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내 신진 연구자들의 혁신적인 AI 연구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또 “매년 세계적인 AI 석학과 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는 '삼성AI포럼'과 소프트웨어 교육 CSR(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인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와 같이 AI 저변을 확대하는 활동도 활발하다”면서 “이러한 삼성전자의 AI기술에 대한 선도적 역할은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내부 시스템과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도 AI 기반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부회장은 “생성형 AI의 급속한 확산으로 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일상생활, 기업의 일하는 방식 등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다”며 “올해 삼성전자의 화두는 AI와 같은 미래 기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지속 발굴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삼성전자도 자체 모델 개발과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안전하면서도 최고의 성능을 갖춘 AI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차세대 반도체, 6G 통신, 로봇, 전장 등 새롭게 성장하는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의미 있는 신사업과 미래 기술을 찾기 위한 체계와 조직도 계속 보완해 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신입사원에서 최고 CEO에 오르기까지의 지난 과정과 경험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삼성 사원 시절에는 어깨 너머로 3~5년 선배들을 보면서 내가 만약 선배의 위치에 있다면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하면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를 항상 생각했고, 임원이 된 이후에는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리먼 사태, 최근 COVID-19 등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위기를 잘 넘기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소비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제품을 항상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소비자들의 호응으로 18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달성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빛나는 성과와 발전은 개인보다는 선배들의 가르침과 리더십, 그리고 후배들의 응원이라는 행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선배와 후배 없이는 불가능한 삼성 공동체의 소통과 화합의 결실입니다.”

/김형수 주필 khs@incheonilbo.com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1962년생 충남 천안 △충남 천안고·인하대 공대 전자공학과 △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 입사 △2009-2021년 삼성전자 VD사업부 개발2그룹장 상무·상품개발팀장 전무·개발실장 부사장·VD사업부장 사장 △2022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 겸 VD사업부장) △현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 겸 DA사업부장)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회장 △2018-2019년 9대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회장

△제43회 과학의 날 과학기술 포장 △대한민국 멀티미디어 기술대상 대통령상(20회~22회) △과학·정보통신의 날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제27회 한국공학한림원 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