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나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
9일 오후 경기도교육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4·16 5주기 심포지엄'에는 사회 각계각층의 토론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토론을 통해 세월호가 우리사회에 던진 화두를 되새겨보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하는 시간으로 진행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4·16 이후 세월호가 갖는 교육적 의미, 교육계가 감당해야 할 책임과 교육체제 전환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한 자리로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마련했다.
2부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 토론은 '김현정의 뉴스쇼' 진행자인 김현정PD가 사회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곽노현 전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 김현국 교육부 지방교육자치강화추진단 부단장, 양지혜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대표, 오윤주 숙지고 교사, 임하진 광휘고 학생, 전명선 전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6명이 참석했다.

토론은 '기억-반성-성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교육계에 반성에 대한 의견으로 곽노현 전 교육감은 "(세월호 참사는)국가 안전시스템과 민주주의 오작동 문제였다"며 "민주시민 의식 부재와 결핍 등으로 발생한 문제인 만큼 그 역량을 길러줘야 하는 충전 기지로서 학교가 역할을 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이후 학교 현장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오윤주 교사는 "그동안 혁신학교, 자유학기제, 학생주도활동 확대 등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은 아직 변화가 멀었다고 생각한다"며 "사회가 바뀌려면 교육에서부터 출발해야 하고, 교사들이 권리를 갖고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학교에 공공의 장이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을 위한 공간인 학교에서 교사가 의미 있는 타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지혜 대표는 "세월호 이후 학생들이 학교에서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느냐는 것을 평가해야 한다"며 "여전히 학생을 벌주는 문화가 사라지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주입해야 하는 존재로 여긴다면 학생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학생들이 주체이기 보다는 교육받는 대상이었기에 당시에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고 교육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하진 학생(광명 광휘고3)은 "(참사 이후)우리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학생 자치"라며 "학생들에게 자율과 자치를 부여하고, 학생중심 교육으로 자아실현에 구애받지 않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세월호 참사의 교육적 의미 재조명하는 시간을 통해 세월호가 던진 질문을 되새겨 보고 각자의 자리에서 그에 대한 답을 구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상아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