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차범근 감독 "안정환·나드손 부활 고대"
"시간이 걸려도 기다리겠다."
'잔인한 4월'을 견뎌내고 화끈한 승리로 5월을 시작한 프로축구 K-리그 수원 삼성의 차범근(54·사진) 감독이 좀처럼 골 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는 '특급 골잡이' 안정환과 나드손에 대한 끝없는 믿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달 치른 9경기(컵 대회 포함)에서 2승4무3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수원은 지난달 28일 제주전(3-0승)과 2일 FC서울전(3-1승)에서 두 경기 연속 3골을 쏘아올리면서 기동력을 앞세운 '차범근식 공격축구'의 부활을 알렸다. 특히 수원삼성은 3일 서울과 시즌 세 번째 라이벌전에서 그동안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쳐보이지 못했던 김대의와 백지훈이 나란히 골 맛을 보면서 팀 상승세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2연승의 기쁨 속에서도 차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엿보였다. 그토록 기다리고 있는 안정환과 나드손의 발 끝에서 골이 터져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차 감독은 서울전 승리 뒤 "안정환이 마지막에 한 골을 넣어 줬더라면 더 멋진 승리가 됐을 뻔했는데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차 감독의 말대로 안정환은 3월14일 대전 시티즌과 컵 대회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후 무려 10경기 동안 골 침묵을 지키고 있다.
특히 안정환은 2일 서울전에서 후반 25분에 교체투입 된 직후 에두의 '킬 패스'를 받아 완벽한 골 기회를 맞았지만 김병지의 선방에 막혔다.
전성기 때의 안정환이라면 쉽게 골을 넣을 장면이었지만 각을 좁히면서 뛰어나온 김병지의 가슴팍에 볼을 차고 말았다.
지난해 '무적(無籍)선수로 6개월을 보내면서 잃었던 골 감각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더불어 2004년 외국인 용병으로는 최초로 K-리그 MVP에 올랐던 '원샷원킬' 나드손이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진 것도 차 감독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고 있다.
그래도 차 감독은 안정환과 나드손의 '동시 부활'에 대한 강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차 감독은 "솔직히 전기리그는 안정환과 나드손이 컨디션을 회복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빨리 좋아지길 바랄 뿐"이라며 "두 선수가 자기의 기량을 회복만 한다면 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시간이 걸려도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