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헌 인하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겸임교수<br>
▲ 이종헌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올해는 올림픽의 해이다. 오는 7월26일부터 8월11일 까지 전 세계인의 축제인 제33회 하계 올림픽이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다. 그리고 제105회 전국체육대회는 10월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김해시를 비롯한 경남 일원에서 열린다.

올림픽은 남자부 여자부로 구분하여 국가를 대표하며, 개인의 역량을 발휘하고자 참가하는데 종목마다 출전제한 연령은 다르지만 역대 참가자 중 최연소는 11세, 최고령은 70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국체전을 좀 더 복잡하고 연령별로 소속별로 부별을 다르게 참가하게 된다. 그동안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를 대상으로 치르던 대회가 학교 밖 청소년들의 참가 기회를 주기 위해 고등부를 18세이하부로 바뀌었다. 그래도 대부분 청소년 선수들은 고등학교 소속으로 참가한다.

그런데 골프 종목은 남녀 일반부만 있다. 어쩌면 올림픽방식인 셈이다. 18세이하부, 대학부, 일반부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일반부로 참가한다. 다시 말해 인천선수단 골프 대표는 인천에서 골프를 제일 잘하는 선수 남녀 3명씩 출전하게 된다.

지난 대회에서 종합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우리 시 골프부 선수의 소속을 보면 여자부는 인천여자고등학교부설방송통신고등학교, 남자부는 제물포고등학교부설방송통신고등학교 이다. 몇 년 전부터 다른 시도에서도 지역방송통신고등학교 소속으로 출전하는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제도에 있다. 교육부에서 학생 선수의 전국대회 참가 횟수를 제한하고 최저학력에 도달하지 못하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도록 지침을 내렸기 때문에 일반고가 아닌 방통고로 몰린다.

마지못해 골프선수를 둔 학부모들은 방통고가 대안으로 떠오르게 됐고, 많은 선수가 골프를 위해 한 달에 두 번씩 연간 24번만 학교에 나가면 되고, 그중에 17번만 참석해도 수업일수를 채울 수 있기에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골프 선수뿐만이 아니다. 탁구 신동 신유빈도 중학교를 졸업하고 실업팀을 선택하여 방통고를 다니며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 외 많은 선수가 운동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제도권의 다른 방법으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학생 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지만 모든 종목에 예외 없이 이 규정을 적용하다 보니 훈련장(연습장)과 경기장(골프장) 확보에 어려움이 많은 골프의 경우 경기력 유지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2016년 승마 선수였던 정유라가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하고 대학을 다니는 중에도 여러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입학이 취소된 사건으로부터 비롯돼 정부기관의 강력한 조치로 변화된 현상이다.

제103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3개로 종합우승, 제104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로 종합 준우승을 차지한 인천골프의 주인공들은 모두 방송통신고등학교 소속이다. 지난 1975년과 1976년 각각 개교한 방송통신고등학교는 골프 명문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골프선수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반고가 아닌 방통고에 골프 유망주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종헌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