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석달간 꽃게 조업
서해 5도 어장 2023㎢ 9.1%↑
암꽃게 가격 지난해 절반 수준
▲ 인천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 조업사진/인천일보DB
▲ 인천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 조업사진/인천일보DB

“올봄에도 꽃게 풍년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요즘 꽃게 가격이 너무 싸네요.”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35년간 꽃게를 잡아온 성도경(57)씨는 최근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여념이 없다. 오는 1일부터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5도에서 금어기가 끝나면서 어민들이 바다로 나갈 채비를 분주히 하고 있다.

성씨는 27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꽃게가 얼마나 잡힐지 모르겠다”면서도 “지난해 가을어기에 꽃게가 많이 올라왔는데 올봄에도 살이 꽉 찬 게가 잡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6월30일까지 봄어기를 맞아 석달간 서해5도 해상에서 꽃게 조업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연평도 어촌계와 대청도 선진어촌계에서는 꽃게잡이를 위해 출어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서해5도 어장이 기존 1854㎢에서 2023㎢로 9.1%(169㎢) 확대된 만큼 어민들은 예년보다 꽃게 수확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어장이 늘어난 가운데 봄어기 꽃게 수확량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산 업계 등은 올해 봄어기 꽃게 수확량이 인천해역에서만 최소 1500t에서 최대 2300t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4년간 인천해역에서 잡힌 꽃게 수확량은 ▲2020년 757t ▲2021년 1151t ▲2022년 3174t ▲2023년 2103t이었다.

다만 최근 경제 불황 등으로 꽃게 가격이 평년에 비해 낮게 형성돼 어민들은 걱정하고 있다.

전날 중구 연안부두에서 거래된 암꽃게 가격은 1㎏당 1만원에서 2만4000원 수준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만5000원∼4만원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박철수 경인서부수협 조합장은 “지난해 잡았던 꽃게도 아직 냉동고에 저장돼 있다. 워낙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가격이 낮게 형성된 것 같다”며 “이 시기에 봄 꽃게가 1만원까지 떨어지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꽃게가 많이 잡힐 것으로 전망돼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어민 소득은 비슷할 수도 있다”며 “일단 가격 변동 여부와 수확량 등 추후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