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성남분당을)가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창용 총재를 만나 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과 함께 김 후보의 공약 관련 내용이 담겼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국민의힘 김은혜 예비후보(성남분당을)가 한국은행 총재를 선거운동에 활용했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한은 노동조합이 발끈했다. 이들은 김 후보를 향해 “한은을 선전도구”로 사용한다며 비판했다.

민주당 도당은 18일 논평을 내고 김 후보를 겨냥해 “가장 중립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할 한국은행마저 선거에 활용하려는 무지하고 저급한 시도”라고 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1일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창용 총재를 만나 건설경기 살리기 등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 달라 건의했다. 이후 김 후보는 이를 선거 운동 과정에서 홍보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도당은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은 특정인의 요구나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에 따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 결정에 정치인이 개입할 수도 개입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며 “한국은행의 금리조정은 정치인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도당은 김 후보가 한은 외에 두산에너지빌리티와 HD현대 등 기업을 방문한 행위에 대해서도 “뜬금없는 여당 후보의 방문에 난감해할 기업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낯부끄러운 일”이라며 “역대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와 최악의 경기 침체 속에 하루하루 생존 사투를 벌이는 기업 앞에서 기업 살리기 지원정책과 응원 메시지는 고사하고, 본인 선거를 위해 기업들을 끌어들인다”고 했다.

이어 “공약을 위해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이 진정 힘 있는 정부·여당의 본모습인지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며 “만약 기업에 부담만 떠넘기고 환영받지도 못할 무차별적 기업 방문이 계속된다면 국민들로부터 ‘정부·여당의 기업 팔 비틀기’, ‘힘 있는 정부·여당 후보의 갑질 행위’라는 비난과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비판은 한국은행 노조에서도 나왔었다. 한은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한은의 금리 결정은 국가 경제에 중장기적이며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 사항으로, 국내외 경제 여건과 판단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된다”며 “특정 지역이나 그룹의 사사로운 사정과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고 했다.

한은 노조는 “총선 후보 자격으로 본인이 출마하려는 지역구의 재건축 여건 개선을 위해 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총재와 면담하고, 인하를 요구한 사실을 페이스북 등 선거캠프용 매체를 통해 알리는 행위는 높은 물가로 고통받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계부채에 고삐를 죄기 시작한 금융당국의 안정화 의지를 꺾는 행위”라고 했다.

인천일보는 김 후보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문자까지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