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춘 시흥시 상담자원봉사회 '청사랑회' 회장]

미술 심리·전화 상담 등 봉사 앞장
道 청소년 육성·보호 유공 표창 수상
“취업에 성공했다고 들을 때 기뻐
도움 손길 필요한 아이들 힘 주고파”

“방황하는 청소년에게 괜찮다고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시흥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의 상담자원봉사회인 '청사랑회(청소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으로 활동 중인 윤희춘(61·사진)씨의 화두는 언제나 '청소년'이다.

윤 회장은 시흥 곳곳의 위기 청소년들에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들의 심리·정서 지원에 힘써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다.

학교 밖 아이들에게는 일주일에 3번씩 엄마의 심정을 담은 따뜻한 밥 한 끼를 지어 먹였다.

그는 또 지난해까지 18년간 시흥시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서 '1388 청소년전화상담원'으로 상담 자원봉사에 열정을 쏟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원래의 건강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힘써왔다.

평범한 전업주부인 그가 이처럼 다양한 활동으로 청소년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센터에서 운영하는 카운슬러 대학을 거쳐야만 했다.

카운슬러 대학은 전문 강사진으로부터 청소년 상담에 관한 이론적인 이해와 실무를 습득함으로써 지역사회 청소년과 보호자의 상호성장을 도모하는 교육과정이다.

그는 카운슬러 대학 과정을 수료했을 뿐만 아니라 미술 심리 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청소년 상담에 관한 전문성을 키워왔다.

윤 회장이 이토록 청소년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쏟는 데는 자녀를 둔 엄마이자 그 역시 청소년기의 불안과 상처로 힘든 경험을 한 장본인이었던 이유가 컸다.

그의 학창 시절은 아버지의 잦은 전근으로 가족들이 흩어져 살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즐거운 추억도 전무했다.

그는 “나도 방황하며 힘든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래서 학교 밖 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서 아이들의 마음 높이에 맞춰 다가갔더니 자연스레 호혜적인 관계가 형성됐다”라고 말했다.

학교 밖 아이들을 찾아 또는 수화기 너머로 아이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자신의 청소년 시절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며 솔직했던 윤 회장에게 마음이 열린 아이들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쏟아내며 힘든 마음을 풀었다.

그 역시 아이들과의 대화로 치유 받고 위로를 얻으면서 그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고자 스스로 역량을 키우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어른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청소년 상담 자원봉사로 아이들과 때론 부모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힘든 마음을 품어주고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이끌면서 희망을 전해온 윤 회장은 경기도 청소년 육성·보호 유공 표창을 비롯한 각종 봉사상을 받았다.

윤 회장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무사히 넘긴 아이들이 대학에 갔다고, 취업에 성공했다고, 결혼을 앞뒀다고 전해오는 소식이 세상 반갑고 나를 통해 누군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기쁘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 땀 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요즘은 시흥시자원봉사센터 시민교육 강사단에서 활동하며 학교나 기업, 단체에 직접 찾아가는 자원봉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자원봉사의 가치와 의미를 전하고 자원봉사자로서 첫 출발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리더로 활약하며 여전히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어가는 활동에 여념이 없다.

윤희춘 회장은 “올해부터 1388 전화 상담이 청사랑회의 자원봉사 방식에서 전문 심리상담 팀이 운영하는 방식으로 변경돼 더는 활동하지 못해 아쉽지만, 다문화 아이들을 비롯해 직접적인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더 많은 청소년을 만나 소통하고 힘을 실어주겠다”라고 각오를 전하며 “아이들에게 '괜찮다. 나아질 수 있고, 뭐든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심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시흥=김신섭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