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용역 발주 앞둔 상황
실무 논의 별개 무차별 확대
오 시장, 지사 발언 즉각 반박
서울·경기 상호간 협의 제안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경기도에 협의를 제안했지만, 경기도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5개월여 전부터 경기도와 서울시는 관련 논의를 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협의를 제안한 오 시장은 그동안 이런 논의와 별개로 기후동행카드 사업 확대를 무차별적으로 추진해와 논란을 사고 있다.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동연 지사는 지난 11일 경기언론인클럽 토론회에서 기후동행카드 사업 관련해 “(오 시장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정치적인 제스처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국토부와 경기도, 인천시, 서울시가) 처해 있는 상황이 달라서 이것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가 결론이었다”며 “다만 앞으로 협조를 통해 정보 공유라든지 이런 걸 하는 용역을 하기로 합의를 봤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이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오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경기지사 발언을 보니 기후동행카드와 더경기패스를 정치 문제로 바라보는 듯하다”며 “지사는 더경기패스 한 장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서울로 출퇴근하는 상당수의 경기도민의 경우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편을 느끼는 분(경기도민)이 최소화하도록 서울과 경기의 실무 책임자 상호 간 협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경기도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실무적인 논의를 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오 시장의 주장과 달리 경기도와 서울·인천시는 지난해 9월 수도권 실무협의체를 꾸려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협의체는 당시 서울시의 일방적인 기후동행카드 사업 발표로 경기도가 제안해 만들어졌다.
이후 협의체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리는 정례 회의를 통해 최근 공통된 교통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협의체는 지자체들의 담당 부서, 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TF 형식의 조직까지 꾸려 관련 연구용역 발주까지 앞둔 상황이다. 협의체는 오는 21일에도 만나 연구용역을 최종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그동안 오 시장은 지자체들의 이런 논의와 별도로 경기지역 시·군에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기후동행카드 사업을 무차별적으로 확대해왔다. 그 결과 서울시는 지난해 12월부터 김포·군포·과천시와 업무협약을 차례대로 맺었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기후동행카드 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서울시는 현재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이들 지자체와 논의를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수도권 지자체 간 각자 여건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연구용역을 통해 하자고 했다”며 “현재 그 협의체에서 실무적인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 실·국장들이 모이는 협의체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긴 하다”며 “(오 시장의 발언은) 더는 비판하지 말고 협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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