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진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
▲ 김혜진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

수원시 한 병원 대기실에서 만난 50대 폐암 환자 표정에는 암담함이 뒤섞여있었다. 그는 며칠 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갑작스레 수술 취소를 통보받고 수소문 끝에 이 병원을 찾았다. 그는 수술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 초조함에 떨고 있었다. 이 상황은 50대 폐암 환자만 겪는 일이 아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환자와 가족들은 기약 없는 '의사 파업'으로 불안에 떨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은 “안 그래도 몸이 아픈 이들에게 고통은 배로 가중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대한의사협회가 전공의 파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 복귀하려는 전공의 신상을 파악해 일명 '조리돌림'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는 오로지 환자의 몫이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한 경찰의 엄중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시민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단호한 대응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전공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자 일찌감치 전담팀을 꾸리는 등 실무 준비에 만반 태세를 기울였다.

경찰은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무더기 수사를 예상하고 있다. 자칫 밀려드는 사건으로 수사에 속도가 나지 않을 우려가 있어 이 상까지 대비하고 있다.

사건을 일선 경찰서로 분배해 해당 지능팀·경제팀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짰다. 대한의사협회 등 주요 인사는 경기남부청이 직접 수사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검찰과 핫라인을 구축하고 강제수사나 영장 집행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수사 초기부터 협의토록 했다.

이는 정부나 병원 측 고발이 접수되면 다른 사건보다 더 신속하게 출석 요구와 소환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다.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엄중한 수사를 하겠다”고 했다. 경찰의 이런 단호함이 의료정상화를 이끄는 한 축이 되길 바란다.

/김혜진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