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철민 인천시 췌도부전1형당뇨자치협의회 대표
▲ 박철민 인천시 췌도부전1형당뇨자치협의회 대표

새해 벽두 충남 태안에서 생활고와 1형당뇨를 앓는 아이의 아픔을 견딜 수 없어 일가족이 세상과 인연을 저버린 사연을 접했다.

1형당뇨 환자는 대부분 케토산증으로 응급실에 실려 온 후에야 이런 병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되며 평생 먹을 때마다 인슐린을 여러 차례 주사 해야 한다. 음식 종류, 건강 상태, 스트레스, 날씨 등 수백 가지 변인에 따라 인슐린 요구량이 달라져 정확한 용량을 맞추기 어렵다. 소아에서 1형당뇨가 발병할 경우 10년 내 합병증이 발생해 20대부터 합병증으로 인한 고통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대부분의 가족과 환자는 세상을 등질 생각을 하게 된다.

이에 환자 가족들은 1형당뇨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 및 질병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을 요구하며 한목소리를 내왔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소아·청소년에 한해 요양비 지원 인상 정책을 발표했고, 1월19일 환자단체 및 전문가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열어 종합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몇 가지 제언을 한다.

첫째, 복지부는 요양비 지원을 소아·청소년에게만 한정하지 말고 성인 1형당뇨 환자까지 포함하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교육부는 전자기기 사용이나 학교 근거리 배정 등 아이들의 건강권과 교육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무선 인슐린 펌프의 요양비 적용과 개별 환자에게 걸맞은 인슐린 펌프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최근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 등 비당뇨인처럼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공췌장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이제 연당기와 인슐린 펌프 등 인공췌장 기술은 1형당뇨 환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미국 I사는 무선 패치형 인슐린 펌프를 캐나다, 독일, 호주 등 전 세계 24개국에 수출하고 있고 T사도 무선 패치 펌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E사 무선 펌프를 국내 최초, 세계 두 번째로 만들었다. 따라서 유선 인슐린 펌프에 상당하는 지원금을 무선 인슐린 펌프에도 적용하고 외국 제품도 국내에 도입해 환자 개개인에게 알맞은 인슐린 펌프 선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태안 1형당뇨 어린이 가족에게도 아이를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정보가 공유되었다면, 그들이 심리 치유를 받을 수 있도록 즉각 연결되었다면, 그런 내용이 발병 초기 병원에서 먼저 잘 안내되었다면, 가슴 아픈 사건은 피할 수 있지 않았겠냐는 안타까움이 크다.

인천에선 지난해 9월 당뇨병 학생 지원 조례 등 조례 두 건이 통과돼 학생과 일부 시민에게 의료비가 지원되고, 학교 내 전자기기 사용 및 근거리 배정 등 당뇨병 학생 가이드라인이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올해부터 실행될 예정이다. 인천에 독일 등 선진국처럼 발병 초기 환자들이 정서적 고립과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병원 지자체 간 즉시 연동을 통해 1형가족에게 심리상담을 연결해주는 추가적 시스템이 구축되길 희망한다. 1형당뇨 환자는 학교 및 사회생활에 대해 엄청난 두려움에 시달리게 되며, 2주일 병원 입원만으로는 1형당뇨 관리 요령을 배우기 불가능한 만큼 최소한 연 1회는 시, 시교육청, 병원이 협의체를 구성해 각종 교육 및 정보를 제공하는 지역캠프 및 자조모임 운영이 필요하다.

1형당뇨 환자와 가족에 대한 사회적 장벽과 편견을 없애는 인식 개선에 정부, 지자체가 함께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

/박철민 인천시 췌도부전1형당뇨자치협의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