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배임 혐의 이어 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 접수”

원장‧사무국장 “답변하지 않겠다…취재 거부 및 반론권 포기”
▲ 정용칠 가평문화원장이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 도중 감사가 ‘지인 무료 대관‧관용차 개인 이용’ 등 인천일보 보도와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자 입술을 깨문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 원장은 두 가지 모두 인정했다. /인천일보 DB

정용칠 가평문화원장이 보조금 착복 의혹 등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는다.

정 원장은 문화원 시설인 다목적 강당을 지인에게 무료 대관해준 것과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배임 등)로 경찰 수사를 받는 중이다.

가평경찰서는 정 원장을 상대로 보조금관리에 관한법률위반 혐의 등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고 27일 밝혔다.

그가 고발된 보조금 위반 혐의는 두 가지다. 보조금 식대 일부를 착복했는지와 문화교실 동아리에 근거 없이 약 200만원을 징수한 혐의다.

먼저 정 원장은 지난해 10월31일 회다지 행사를 치르면서 식대를 부풀려 차액을 착복한 혐의를 받는다.

정 원장은 초등학교 동창이 운영하는 A식당에서 뼈다귀해장국 100인분을 주문하고 행사 당일 참석자 등에게 점심으로 제공했다.

가평문화원 직원이 행사 다음 날인 11월1일 A식당에 들러 보조금 카드로 80만원을 결제했다.

그러나 정 원장은 이튿날인 11월2일 A식당을 직접 찾아가 전날 결제를 취소하고 114만4000원으로 재결제하고 차액 34만4000원을 현금으로 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 있던 식비 명목의 보조금을 모두 긁은 것이다.

이 돈은 부가세만 회계 처리됐으며, 남은 약 31만원의 행방은 묘연하다.

정 원장은 114만4000원에 맞춰 50명이 아침으로 소고기뭇국을, 점심에 85명이 뼈다귀해장국을 먹었고, 음료수 32개 주문했다는 지출정산서를 군에 보고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 아침으로 소고기뭇국은 제공되지 않았다. A식당도 아침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A식당 관계자는 “아침으로 소고기뭇국을 제공한 사실은 없다. 처음 듣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가평군 역시 식당 등을 상대로 소고기뭇국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정 원장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장은 지난 7일 A식당 관계자에 전화를 걸어 “돈을 준 적이 없다.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가평군청 직원 등에게) 말하라”고 입막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평군 직원이 이날 오후 A식당을 방문했지만, 소고기뭇국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을 확인했다.

A식당 관계자는 지난 14일 기자에게 “(정 원장이) 돈을 달라고 해서 줬을 뿐이다. 되게 귀찮게 만드네. 지난주에 정 원장으로부터 ‘돈을 건넨 사실이 없다. 기억나지 않는다 해라’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평군은 문화원에 민간경상보조금 1000만원을 지원했다. 1000만원에는 경기도비가 300만원 포함됐다.

또한, 정 원장이 문화교실 동아리 회원에게 규정에 없는 대관료 사용비 약 200만원을 징수한 부분도 경찰 수사를 받는다.

문화원사는 가평군 소유로 대관료는 가평군 세외수입으로 잡혀야 한다. 정 원장은 걷어 들인 대관료를 누락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평문화원 관련한 고발장을 추가 접수한 것은 사실이다. 수사 관계상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용칠 원장과 사무국장은 지난 1월31일 오후 4시쯤 문화원에서 인천일보 기자에게 “인천일보의 모든 인터뷰에 노코멘트하겠다. 향후 취재를 거부하고 모든 반론권을 포기한다. 또 반론권 등과 관련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세 명의 경찰관이 있는 자리에서 수차례 밝혔다.

/가평=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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