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 처리 '원당' 일부 이전 추진
'화물차 재운송' 비효율성 우려
업계 “제살 깎아먹기 될까 걱정”
인천 북항 물동량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인천항에서 화물 유치 전쟁이 사실상 시작됐다. 내항 특화 화물에 대한 북항으로의 일부 이전마저 우려된다.
13일 인천 항만업계에 따르면 내항에서 현재 처리 중인 원당의 북항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내항으로 들어오는 해당 화물은 내항 인근 식품가공기업 A사에 공급돼 왔다. 현재 A사는 내항을 이용해 연간 54만t가량의 원당을 들여오고 있다.
그러나 물동량 확보를 이유로 A사 관계사인 한 부두운영사가 북항으로 화물 일부를 이전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북항으로 들어온 화물이 다시 육상 화물 운송을 통해 내항 인근으로 들어오게 된다.
내항이 아닌 북항에서 화물이 처리될 경우 기존 화물 운송차량은 5대에서 33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차를 통해 서구에서 중구 내항 인근으로 다시 운송되면서 오히려 효율적인 화물 처리가 어렵게 되는 셈이다.
현재 해당 부두운영사는 오는 5월쯤 3만∼4만t가량을 북항에서 시범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항은 전체 원당 처리 규모가 한해 100만t가량으로 A사 물량 일부 이전이 실현되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북항의 내항 화물 처리 이전 시도는 갈수록 줄어드는 물동량 때문이다.
최근 3년간 북항 물동량은 2021년 828만818RT(운임톤)에서 2022년 697만2384RT, 2023년 649만3710RT 등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이달 6일 열린 인천항발전협의회 주최 인천항 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는 북항 내 원활한 선박 유치를 위한 항로 준설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내항 사정도 마찬가지다. 최근 3년간 내항 물동량은 2021년 1685만230RT에서 2022년 1544만2271RT, 2023년 1467만3105RT 등으로 감소세다.
지난 2018년 인천 내항 부두 통합으로 출범한 인천내항부두운영㈜의 상황을 고려해 내항과 북항 간 '화물 유치 경쟁 금지협약'이 체결됐지만 지난해 6월 종료되면서 물동량 유치 경쟁은 예고된 바 있다. 여기에 앞서 지난해 4월에는 동원로엑스부두의 MRG(최소운영수입보장)가 끝이 나면서 향후 벌크 화물 유치를 위한 북항 내 부두는 물론 북항과 내항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벌크화물을 둘러싸고 인천항에서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뾰족한 현실적인 대책이 없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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