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남극 빙하를 녹이는 바닷물의 계절 변동성 규명'
정의석 '지구온난화에 반하는 남극 바다 얼음의 증가 원인 규명'
▲ 열대 지역 자연변동성이 남극 해빙 변화에 미치는 영향 모식도. 온도 상승 경향과 관련된 대규모 대기 순환이 남극해 해수면 온도를 낮추고, 해빙 증가를 유발하는 것을 보여준다. /자료=극지연구소

'기후변화의 최전선'인 극지 변화상을 과학적으로 관측한 극지연구소 분석 결과들이 국가 연구개발 우수 사례에 올랐다. 이들 연구는 남극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극지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3년 국가 연구개발(R&D) 우수 성과 100선'에 극지 연구 논문 2건이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연구는 지구온난화가 남극 얼음을 녹일 것이라는 막연한 관측에서 벗어나 극지 변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기존 예상보다 빙하가 더디게 녹을 수 있고, 바다를 덮는 얼음 면적이 늘어날 수도 있음을 보여준 결과물이다.

우선 김태완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남극 빙하를 녹이는 바닷물의 계절 변동성 규명' 연구를 통해 겨울철 빙붕 아래로 유입되는 외부 바닷물 열기가 여름철에 견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빙붕은 남극 대륙 위에 있던 빙하가 바다에 빠진 뒤에도 녹거나 분리되지 않고 빙하와 연결을 유지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김 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빙하가 기존 예상보다 천천히 녹을 수 있다는 직접적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방하가 사라지는 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석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구온난화에 반하는 남극 바다 얼음의 증가 원인 규명' 연구로 남극 해빙(바다 얼음) 면적이 늘어난 이유를 찾아냈다.

남극 바다 얼음은 1979년부터 2014년까지 1∼3%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최대 5∼6%까지 증가했다. 해빙 면적이 늘어난 이런 현상은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정 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해빙 면적 변화는 대규모 대기 순환과 그에 따른 남극 해수 온도의 하강 등 수십 년 주기의 기후 변동성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빙은 태양빛을 반사해 지구 온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남극 미래 예측에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극지연구소는 설명했다.

강성호 극지연구소장은 “극지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최전선”이라며 “극지 변화를 세밀하게 관측하고,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