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753억…올해比 38.3%↑
재원 상당수 토지매각 수입 충당

송도 11공구 재원 확보 견인
대부분 골든하버 매입 투자
▲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전경.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전경.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불투명한 경기 전망과 세수 부족 여파에도 내년 인천경제자유구역에 1조원 넘는 예산이 투자된다. 지난해 1조1876억원 이후 3년 연속 1조원대 본예산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이다.

특히 올해 본예산보다 늘어난 재원 상당수는 토지 매각 수입으로 충당됐다. 인천경제청에서 예산 증가폭이 가장 큰 투자유치사업본부 지출 대부분은 송도국제도시 9공구 골든하버 부지 매입이 차지한다. 결국 땅을 팔아서 번 돈으로 땅을 사는 데 쓰는 셈이다.

 

▲내년 예산안, 올해보다 38.3% 증가

9일 인천경제청 자료를 보면 내년 '경제자유구역사업 특별회계' 예산안은 1조4753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본예산 1조668억원보다 4085억원(38.3%) 늘어난 규모다.

인천경제청 예산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8249억원이었던 본예산 규모는 지난해 1조1876억원이 편성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본예산은 1조668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1조원대를 유지했다.

내년 예산안 편성 기조는 '신산업 육성'과 '교통망 구축'이라고 인천경제청은 설명했다. 바이오 공정 인력양성센터 건립에 169억원, 신산업 기반 구축에 116억원이 투입된다. 2025년 12월 개통을 앞둔 제3연륙교(영종∼청라) 건설 공사에 3107억원,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인천대교 통행료 지원에도 179억원이 쓰인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6일 인천시의회 본회의에서 예산안 제안 설명을 통해 “최근 글로벌 경제 성장세 둔화로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중앙정부의 역대급 재정 구조조정 기조 속에서 인천시 재정 여건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삼성·롯데·SK 등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와 글로벌바이오캠퍼스 조성 등을 통해 초격차 바이오 도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인천경제청 예산안을 본부별로 보면 투자유치사업본부가 도드라진다. 투자유치사업본부 예산안은 3256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802억원보다 무려 306.2%나 늘어났다. 예산안 규모로는 영종청라사업본부(5293억원)·송도사업본부(4548억원)에 못 미치지만, 증가폭은 가장 가파르다. 영종청라사업본부와 송도사업본부 예산 규모는 각각 59.3%, 49.4% 증가했다.

반면 기획조정본부는 올해 본예산 3500억원에서 52.7% 감소한 1656억원이 편성됐다. 투자 사업을 확대하면서도 경기 둔화 전망을 고려해 지출 구조조정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토지 매각 수입으로 골든하버 매입

올해 본예산보다 대폭 늘어난 특별회계 수입 대부분은 토지 매각에서 기인한다. 내년 예산안에서 택지 판매 수입은 464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1882억원보다 2757억원 늘어난다.

송도국제도시 11공구가 재원 확보를 견인했다. 인천경제청이 지난달 롯데바이오로직스와 20만2285㎡ 면적의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잔금 2180억원이 내년 예산안 수입으로 잡혔다. 지난해 7월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를 4260억원에 매각했는데, 내년 분납금 1278억원이 들어온다.

토지 매각으로 마련된 재원 대부분은 골든하버 부지를 사들이는 데 투자된다. 인천경제청은 송도국제도시 9공구 인천항만공사(IPA) 소유 토지 매입에 예산 2360억원을 편성했다. 국제여객터미널을 둘러싸고 있는 골든하버 전체 11개 필지(42만7657.1㎡) 가운데 9만9041.6㎡에 해당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관광 레저 시설 투자자 유치를 위한 부지 확보 비용”이라며 “국제여객터미널과 연계하는 관광 시설을 도입하기 위한 토지 매입”이라고 설명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