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인천 부평구 부평시장로터리 인근에서 제6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진행 중인 모습.

인천 부평역 일대에서 인천퀴어축제가 열렸다. 인근에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도 진행 중인데, 아직 두 집단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9일 오전 부평구 부평시장로터리 인근에서 열린 제6회 인천퀴어문화축제 행사장은 무지개색 머리띠와 부채를 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최 측은 이 축제에 1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축제 슬로건은 ‘차별을 넘어 퀴어해, 무지개 인천’이다.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가 그려진 깃발이 나부꼈으며, 참가자들이 곳곳에서 ‘인증샷’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 9일 오전 인천 부평구 부평시장로터리 인근에서 제6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진행 중인 모습.

행사장 출입구부터 약 40m에 이르는 구간에는 성소수자 단체와 연대 단체의 부스 20여개가 차려졌다. 한 부스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행진을 시작한다. 부평역 인근 MH타워 앞에서 출발해 부평시장역, 부흥오거리, 굴다리오거리를 지나 출발 장소로 돌아올 계획이다.

당초 퀴어축제 조직위원회는 부평역 광장에서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부평구가 기독교단체에 광장 사용을 허가하면서 부평시장로터리 주변으로 행사장을 변경했다.

조직위는 이 과정에서 구가 관련 규칙을 위반해 종교단체에 광장 사용 우선권을 줬다며 구를 상대로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지난 7일 인천지법에서 기각됐다.

이혜연 공동조직위원장은 “부평역 광장을 차별과 혐오 공간으로 만드는 것에 반대하며 법원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성소수자 차별 없는 인천과 평등을 외쳤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 맞은편에선 기독교단체가 퀴어축제 반대 집회를 열었지만 우려했던 충돌은 없었다.

인천기독교총연합회와 각 군·구 협의회 등은 ‘성시화를 위한 9∙9 인천범시민대회’ 행사를 열고 특별기도와 맞불 행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500~5000여명이 참가했다.

한편 경찰은 사전에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기독교단체 측 동선을 분리하는 등 두 집단 간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현장에는 경찰 650여명이 투입됐다.

/글∙사진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