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철 도로교통공단 인천지역본부 안전조사운영부장

해마다 이맘때면 급격한 기온변화와 큰 일교차에 따른 안개가 우리의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복병이 되고 있다. 안개는 가시거리가 1km 이하의 기상상태로 안개가 끼면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시야가 좁아져 주행속도가 높은 고속도로 등에서는 연쇄추돌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운전중 짙은 안개가 낀 구간을 만나게 되면 운전자들은 순간 당황하게 되고 앞차와의 거리감도 현저히 떨어지며 정상적인 속도로 운행하고 있는지 판단이 어려워 사고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2015년 영종대교 서울 방향 3.8 km 지점에서 발생한 106중 추돌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130명이 부상당했는데 역시 안개가 주된 원인이었다. 당시 가시거리가 불과 10m도 되지 않았다고 하니 마치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여담이지만 당초 인천국제공항 부지 선정시에도 해무의 발생이 일부의 반대논리로 제시되기도 했다고 하니 그만큼 교통안전에 있어서 안개의 위험성이 크게 작용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안개사고는 과속 및 안전거리 미확보로 인한 것으로 일교차가 큰 새벽이나 해무 등의 발생이 빈번한 강이나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교량 위를 운행 할 때에는 감속운전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안개사고는 대부분 새벽에서 이른 오전시간대에 집중되는데 특히 출근시간대인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안개로 인한 교통사고는 초겨울인 11월에 총 26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월(152건), 12월(150건) 순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하였다. 안개 시 교통사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 당 사망자 수)은 7.9명으로 맑은 날(1.5명) 대비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보행자 사고의 경우 치사율이 21.5명까지 높아져 맑은 날(2.8명)에 비해 8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안개시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초겨울 자주 발생하는 안개에 대비하여 사고예방을 위한 다음의 몇가지 안전운전 팁을 제안해 본다.

첫째, 감속운전이다. 안개는 시거의 불량 뿐 아니라 기온인 낮은 겨울에는 노면을 빙판길로 만들 수 있기에 가시거리 100미터 이하일 경우 규정속도의 최고 50% 까지 감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안개는 갑작스러운 동물의 출현으로 인한 로드킬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기에 지방부 국도 등에서는 더더욱 감속운전을 생활화해야 한다.

둘째, 평소대비 두 배 이상 충분한 안전거리확보가 필요하다. 앞차와의 안전거리 확보는 물론 옆차와의 안전거리 유지를 위한 차선확보도 중요하다. 차로변경이나 앞지르기시 충분한 거리를 두고 변경해야 하며, 돌발상황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앞차의 급정지, 급감속을 항상 염두에 두고 운전해야 한다.

셋째, 각종 등화의 점등이다. 안개등은 물론, 차폭등과 전조등을 점등하여 내가 운행하고 있다는 것을 뒷차와 맞은편 차량에게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커브나 오르막, 내리막 경사가 심하여 시야확보가 어려운 구간에서는 반드시 비상등을 점멸하여 상대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안개와 비슷한 색상의 흰색이나 회색계열의 차량의 경우 위험성이 높아지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넷째, 갓길 주정차 금지이다. 안개시 갓길 주정차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가급적 갓길에 차를 세우지 않도록 해야 하며 부득이 갓길에 차를 세우게 될 경우엔 반드시 비상등을 점멸시키고 비상 삼각대를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안개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의 주의도 필요하지만 도로관리청도 안개잦은 구간에 대한 경보등 설치, 상습안개구간에 대한 정보 제공, 안개발생에 따른 가변형 속도제어시스템의 설치 등 안개사고 예방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도서지역으로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많은 인천시는 특성상 초겨울 해무나 안개의 발생이 빈번하여 교통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하겠다. 이맘때면잦아지는 안개에 대처하는 슬기로운 운전생활을 잘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

/장성철 도로교통공단 인천지역본부 안전조사운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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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차보다 사람…교통선진국은 안전한 보행 환경에서 시작 역사를 통틀어 가장 오래된 이동수단, 그것은 바로 사람이 두 다리로 걷는 보행이다. 아마도 인류의 출현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이나 소 등 가축에서부터, 마차, 열차, 그리고 자동차까지 원거리로의 이동이 가능하도록 교통수단은 변화해 왔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빠르고 신속한 이동이 가능해진 대신 그 속도의 이면에는 우리에게 썩 달갑지 않은 교통사고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화가 절정이던 1980년대부터 자동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1990년대 초반까지 교통사고로 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