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대전의 한 고등학교가 두발 관련 규정을 개정하라는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해 5월 인권위는 대전 A 고등학교 재학생들의 진정 내용을 조사한 뒤 학교장에게 헌법 제10조에서 보호하는 학생의 개성 발현권과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학생생활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A 학교는 '앞머리는 눈썹에, 옆머리는 귀에, 뒷머리는 옷깃에 닿지 않게' 깎도록 제한하고, 이를 위반하는 학생들에게 벌점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교장은 "2012년 학교 구성원 의견을 반영해 적법한 절차로 해당 규정을 제정했다"며 규정을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인권위에 회신했고, 또 대전 지역 대다수 중·고등학교가 두발 관련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인권위는 "10년 전 규정 제정 시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이유로 해당 규정의 개정에 대해 현재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전 지역 다수 학교가 두발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현행 규정을 유지하겠다는 주장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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