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MB 대통령실장·윤석열 캠프 총괄상황본부장 맡아
성, 교육과정평가원장·이재명 캠프 교육정책총괄 역임
대선 '연장전' 가능성…'9시간 등교제' 놓고 신경전도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왼쪽)과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오른쪽)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 대진표가 확정됐다. 이번 선거에는 임태희(66) 전 한경대 총장과 성기선(58)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맞붙는다.

교육계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맞붙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교육정책만을 두고 재격돌을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후보가 각각 윤석열 캠프 총괄상황본부장과 이재명 캠프 교육정책총괄본부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경기교육혁신연대는 10일 진보성향 후보 5인 간 단일화를 통해 성기선 후보를 민주진보단일후보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수개월간 진행된 진보성향 후보 단일화가 마침표를 찍으며 보수성향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과 1:1 대결 구도가 완성됐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과 학부모, 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한국사회 교육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 김상곤 민선 초대 경기도교육감부터 이재정 현 도교육감으로 이어오는 13년간 무상급식, 혁신학교, 야간자율학습 폐지 등 굵직한 진보교육 정책이 경기도에서 시작됐거나 날개를 달았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교육정책에 힘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인 셈이다. 이를 반영해 보수와 진보성향 모두 굵직한 인사가 후보로 확정됐다.

임 후보는 보수 정치권에서 수십년간 활동해온 인사다. 경기교육 탈환을 노리는 보수성향에서 가장 무게감 있는 카드를 꺼낸 셈이다. 그는 지난 2000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치권에 발을 들인 후 3선 국회의원과 이명박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 실장 등을 거쳤고 2012년에는 새누리당 당내 대선 경선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경기교육을 수성해야 하는 진보성향에서는 고등학교 국어교사와 교육학 교수, 교육행정기관 수장 등 교육전문가의 길을 걸어온 성 후보를 대항마로 꼽았다.성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장을 3년 3개월간 맡아왔다. 또 경기도교육청과 인연도 깊어 2014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인수위원회 민생분과위원장을 역임한 후 교원연수 등을 담당하는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17대 원장을 맡기도 했다.

두 후보는 대표 공약에서부터 차이점을 보인다.

임 후보는 ▲기초학력 부진 해결 ▲바른 인성을 통한 DQ(디지털역량) 교육 ▲언제나 돌봄체계 구축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놓으며 AI 교육 강화, 기초학력·초등돌봄 국가책임제 등을 공약한 윤 대통령과 발을 맞추고 있다.

반면 성 후보는 ▲코로나19 후유증 극복 ▲아이들의 삶을 책임지는 책임교육 ▲미래를 담는 기본교육 등을 약속하며 미래학교 설립, 진로교육, 혁신학교 등 경기진보교육의 계보를 잇는 적임자를 표방하고 있다.

실제 이날 임 후보와 성 후보는 이재정 교육감 시절 만들어진 '9시 등교제'를 두고 견해차를 드러냈다.

임 후보는 9시 등교제에 대해 “일선 학교 자율성을 침해하는 불통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 꼬집으며 폐지방침을 밝혔다.

반면, 성 후보는 “9시 등교제 제도를 이해조차 못 한 주장”이라며 “모르면 학교 현장에 물어보길 권한다”고 맞받았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도교육감 선거를 지난 13년간 이어온 경기진보교육에 대한 평가로 바라보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는 그간 13년 동안 이어온 경기진보교육에 대한 도민들의 평가를 알아볼 수 있는 선거”라며 “또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도민들의 지지도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