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공업고등학교는 올해 고교학점제를 시작하며 전공별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다. 서로 다른 학과 수업을 사실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성화고등학교는 사실 신입생들 대부분이 진로를 결정하고 진로에 대한 계획을 세워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이에 고교학점제 시행이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 일부는 재학 중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생각과 목표를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천공업고 공동체는 고교학점제가 이런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판단했다.

2021년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를 운영하면서 교과협의회와 교육과정위원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했다. 고교학점제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협의를 했고,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통해 원활한 운영 방안을 고심했다. 또 교육공동체 구성원이 고교학점제 방안을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고민 끝에 부천공고가 생각한 방안은 '벽을 허물기'였다.

총 6개 학과 모두가 2학년 전문교과 기초과목, 3학년 전문교과 실무과목을 타학과에 개방해 들을 수 있도록 했다. 3년 간 이수해야 하는 194학점 중 24학점을 다른 학과 강의로 수강할 수 있다.

IT전자통신학과, 스마트전기과, 뷰티화장품과, 인테리어디자인과, IT융합기계과, 자동차과 어디에 다니든 흥미에 따라 타 학과의 전공과목 중 일부를 수강할 수 있다.

수강할 수 있는 강좌(2022학년도 2학년 기준)는 ▲IT전자통신학과 전공강의인 프로그래밍, 전자회로, 정보통신기기하드웨어개발, 3D프린터용 제품제작 ▲스마트전기과의 자동화설비, 자동제어시스템운영, 내선공사 ▲뷰티화장품과의 제조화학, 화장품 제조 ▲인테리어디자인과의 건축도면해석과제도, 실내디자인, 건축목공시공 ▲IT융합기계과의 기계일반, 기계제도, 밀링가공, 기계요소설계 ▲자동차과의 자동차엔진정비, 자동차전기전자장치정비, 자동차차체정비 등 19개 과목에 달한다. 만약 학생이 2학년과 3학년 모두 한 학과의 수업을 선택했다면, 부전공을 취득할 수도 있다. 예컨대 IT정보통신학과 학생이 IT융합기계과의 수업(기계일반, 기계제도, 밀링가공, 기계요소설계)을 모두 수강했다면 졸업 시 전공은 IT정보통신학과, 부전공은 IT융합기계과가 된다.

반면, 도제반 코스를 선택한 학생은 타 학과 전공을 수강할 수 없다. 도제방식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확실히 정한 학생들은 관련 지식을 전문적으로 배워 취업과 확고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타학과 과목을 익히면 도제 선발 면접에서 탈락할 수도 있고, 대학과 관련 학과를 선택할때도 심화 학습을 받지 못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도제반 학생이 타학과 전공과목을 수강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다. 그래서 IT전자통신·스마트전기·IT융합기계·자동차과의 도제반과 뷰티화장품의 수질환경코스는 타학과 전공수업을 듣지 못한다. 대신 보다 전문적인 교육과정과 취업·진학과 연계 수업이 이뤄진다.

진로를 확실히 정한 학생에겐 그 길로 나아갈 전문지식을,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에겐 선택의 폭을 넓혀준 셈이다.

이는 방과후 학교를 통한 심화학습, 심화 동아리 등으로 이어진다.

부천공고는 건축도장과 위험물관리, 자동차정비, 내선공사 기초 등 다양한 방과후 학교를 운영해 전공 교과에 대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고, 교사와 소수의 학생이 멘토-멘티를 맺어 학습 컨설팅 및 맞춤형 교과별 보충 등을 목적으로 34개 집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실내장식전공심화반, 배관전공심화반, 전기제어전공심화반, 자동차기능전공심화반, 보석가공전공심화반, 통신망분배전공심화반 등 총 6개의 전공 심화 동아리를 운영해 교과 시간에 배우기 힘든 전공 심화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직업내일선도학교와 연계한 바리스타반, 3D프린터반, 드론반 등의 동아리도 운영되고 있다.

임원혁 부천공고 교장은 “고교학점제를 통해 새로운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과정 모형을 통해 진로 설계에 필요한 교육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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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학과 재구조화…학생 만족도 높아
72년 역사 바탕 동문 배출…교육 사업 매년 성장

개교 72년간 수많은 기술인을 양성한 부천공업고등학교는 '기술을 갖추면 내일이 당당하다'는 신념으로 각 과에 특화된 전문 교육을 하고 있는 공립 특성화고등학교다.

학교는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교육목표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꿈을 키워나가는 학생을 양성하는 배움터로 만들어 가고 있다. 학생이 다양한 전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전공 심화 동아리 운영, 방과후 학교 활성화, 최신식 실습장 및 실습 기구를 만들었다.

임원혁 부천공고 교장은 학교의 자랑거리로 성공적인 학과 재구조화를 꼽는다.

임 교장은 “각 과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구축하고 이를 효율적이고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 학생의 만족도가 거의 100%에 육박할 만큼의 쾌적한 교육환경을 만들었다”며 “또 학생 발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또 매년 학생들이 원하는 책을 선물하고 독서 교육에 매진해 기술과 교양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 육성에 최적화된 학교”라고 소개했다.

부천공업고등학교는 6개 전공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IT전문가” IT전자통신과 ▲“미래를 밝히는 전기의 힘” 스마트전기과 ▲“K-뷰티를 선도하는 화장품제조관리사” 뷰티화장품과 ▲“새로움을 창조하는 공간의 미학” 인테리어디자인과 ▲“세상의 틀을 디자인하다” IT융합기계과 ▲“미래자동차산업을 선도할 엔지니어 육성” 자동차과 등이다.

학과는 부천지역 특성화고 취업률 1위, 각종 기능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도 하다. 또 72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여러 동문을 배출했고,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경기도형 도제학교, 경기내일직업교육 선도학교, 혁신학교, 고교 취업 활성화 사업 등 각종 교육 사업을 통해 매년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

임 교장은 “학생들을 바른 인성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우리 학교의 모든 교직원은 학생의 인권을 중시하며 학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공동의 문제에 함께 고민하고 토론해 매일 조금씩 더 성장하는 학교로 거듭나겠다”며 “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학교, 더 신뢰 있는 학교, 더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모든 약속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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