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종료 후 현지 한국 응원단에게 인사를 하는 선수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뼈아픈 패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2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UAE 두바이의 알막툼 경기장에서 킥오프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 원정경기에서 아랍에미리트(UAE)에 0대 1로 졌다.

대한민국은 이날 UAE의 단단한 수비와 빠른 역습에 허둥댔다.

빌드업 과정에서 상대 압박에 볼을 빼앗긴 이후 매서운 역습에 위기를 여러차례 허용했다.

한국은 결국 후반 9분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상대 스로인 이후 경합하는 과정에서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이 떠오르자 UAE의 모하메드 알 바루시가 뒷공간으로 침투하던 동료 하리브 압달라 수하일에게 헤더로 빠르게 연결했다.

이 공을 잡은 하리브 압달라 수하일은 드리블한 뒤 조현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왼발로 침착하게 슛, 오른쪽 구석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한국은 추격골을 노렸지만 끝내 상대 골 문을 열지 못했다.

결국 졸전 끝에 벤투호는 무패 행진도 끊기고 조 1위를 차지하는 것도 모두 무산됐다.

앞서 2차 예선을 무패(5승 1무)로 마친 벤투호는 이날 승리했더라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2차 예선 3승 3무, 최종예선 4승 4무)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예선을 무패로 통과할 수 있었으나 물거품이 됐다.

아울러 이날 패배한 한국은 승점 23(7승 2무 1패)에 머물러 앞서 레바논과 홈 경기에서 2대 0 승리를 거둔 이란(승점 25·8승 1무 1패)에 조 1위 자리를 내주고 조 2위로 최종예선을 마무리했다.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 개인 통산 최다골을 겨냥하던 손흥민의 도전도 성공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24일 이란전에서 한골을 추가해 이번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팀내 최다인 4골을 기록중이었지만 이날은 아쉽게 침묵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이 수비 맞고 굴절된 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우리나라가 UAE에 진 것은 2006년 1월 두바이에서 치른 친선경기 0대 1 패배 이후 16년여 만이다.

UAE전 연승 행진(6연승)도 끊겼고, 통산 상대 전적은 13승 5무 3패가 됐다.

UAE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69위로 한국(29위)보다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되지만 이미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면서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 한국보다 승리에 대한 갈망이 컸다.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 조 3위를 차지해야 플레이오프를 통한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었던 터라 사력을 다한 끝에 한국에 일격을 가했다.

마지막에 대한민국을 꺾으면서 A조 3위에 오른 UAE는 B조 3위인 호주와 오는 6월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그 경기 승자가 남미 예선 5위 팀과 본선행 티켓을 놓고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반면 플레이오프행 가능성이 남아있던 4위 이라크는 두바이에서 치른 시리아와 원정경기에서 1대 1로 비겨 승점 9(1승 6무 3패)에 그치면서 탈락이 확정됐다.

한편, 11월 개막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대한민국이 만날 상대는 내달 2일 오전 1시 카타르 도하의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조 추첨에서 가려진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