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칭우 인천일보 논설실장

2020년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인천지역 전력자립도는 247%로 17개 시·도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자립도는 특정 지역 내 전력 소비량과 생산량을 비교한 지표다. 경기의 전력자급률은 58.2%, 서울의 전력자급률은 11.2%에 그쳤다. 인천의 전력소비량은 2만4281GWh인 반면 발전량은 6만32GWh로 발전량이 2.5배에 달한다. 서울과 경기에서 소비하는 전력을 인천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인천의 전력발전은 화력발전소가 90% 이상을 담당한다. 영흥화력발전소, 인천복합화력발전소 등이 대표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18년 기준 인천시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22.47톤CO2eq로, 특별시·광역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2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는 국내 평균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19.31톤CO2eq)보다 3.16톤CO2eq 높은 수치다.

인천시는 그동안 중앙정부에 영흥발전소의 LNG 연료 전환이나 조기 폐쇄를 계속해서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국적인 전력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를 묵살해왔다. 인천시는 2020년 '탈석탄 동맹(PPCA) 가입'을 선언하고 “오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22%로 확대하는 만큼, 영흥화력발전소의 발전기 1·2호를 조기 폐쇄해 달라”고 건의했다.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이다. 국제협약이나 국제적 표준·기준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자발적 참여가 늘고 있다. 현재 글로벌 RE100에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350여개의 유수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14개 기업이 가입해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아시아 공항 가운데 최초이자, 영국 히드로공항과 게트윅공항에 이어 세계 공항 중에서는 세 번째로 가입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RE100 가입에 따라 공사는 2030년까지 인천공항 전력사용량의 60%, 2040년까지 100%를 태양광, 지열 등 재생에너지로 공급해 RE100 권고기준인 2050년 보다 10년을 앞서 RE100을 달성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KDI공공정책대학원,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RE100이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RE100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출액이 각각 15%, 31%, 4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석탄발전의 도시 인천에서 RE100 가입 기업(공사)이 최초로 탄생한 것을 계기로 온실가스 배출, 전력생산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요구된다.\

/김칭우 인천일보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