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가 한 달 반 만에 임단협 협상을 재개하려 했다가 돌연 연기했다. 지난 1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취임 후 첫 협상이 파행으로 이어지면서 노조와 사측 사이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이날 오후 2시10분쯤 19차 교섭을 위해 만났다가 날을 좀 더 늦추기로 했다. 올 7월24일 18차 교섭 이후 50여일 만에 노사가 마주한 자리엔 카젬 사장도 참석하며 처음 노조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신임 사장 체제에서 노조가 다시 교섭에 나서면서 희망적인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와 반대되는 성향으로 판단하고 있는 통역사가 사장과의 통역을 위해 교섭장에 나와 사측에 교체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최근 사측과 암묵적으로 공식 석상에서 배제하기로 했던 인물을 이번에 등장시킨 저의가 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교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 의견 조율이 안 된 것일 뿐, 추후 협의해 19차 교섭 일정을 잡기로 했다"며 "양측 모두 교섭을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 조만간 자리는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젬 사장이 다시 교섭에 나선다 해도 이른 시일 내에 양측이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젬 사장이 취임 후 줄곧 수익성 강화를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사측 협상안이 대대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