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복잡하고 화장실은 낡아
시민 "시장만의 경쟁력 떨어져"
"카드로 살 수 있나요?"
8일 오후 7시쯤 인천시 남구 용현시장을 찾은 주부 신 모(32) 씨는 꽃게 1㎏을 사려고 상인에게 물었다.
그러자 상인은 "우리는 카드 안 받아요"라고 딱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점포 상인은 "2㎏을 사면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며 "그래야 우리도 먹고 산다"고 말했다. 현금이 없던 신 씨는 결국 근처 대형마트로 발길을 옮겼다.
같은 시각 시장에 나온 용현1동 주민 박 모(37) 씨도 "음식재료를 사러 왔는데 일부 점포는 카드를 아예 받지 않았다"면서 "현금이 없으면 괜히 눈치를 준다. 차라리 대형마트에서 맘 편히 카드로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날 밤 남구 도화동 제일시장도 썰렁한 분위기였다. 시장 입구 일부 점포에만 손님이 있을 뿐 안쪽 골목엔 사람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았다.
상인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구에서 잠시 멈칫하던 시민들도 곧장 시장 양쪽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마트로 들어갔다.
김 모(41) 씨는 "전통시장만의 특색이나 강점이 조금 약한 것 같다"며 "대형마트와 경쟁하려면 고객이 뭘 원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편한 시설을 지적하는 시민도 있었다. 양 모(37·여) 씨는 "이곳 출입구엔 보행자 통로가 없어 불편했다"면서 "시장 입구 차도에는 차량이 이중으로 주차돼 있어 복잡했다"고 말했다.
시장 내 한 식당을 방문한 이 모(33) 씨는 "맛집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생각보다 시장 내 시설이 낡았다"며 "화장실도 불편했다"고 했다.
이곳 상인 김 모(56) 씨는 "정부나 시가 (시장을)지원하면서 오가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정작 물건을 사는 사람은 줄어든 것 같다"며 "상인들부터 카드 결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바꿔야 한다. 여기에 주차장과 화장실 등의 부대시설도 고객 입장에서 새롭게 설치하거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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