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들이 적극 투쟁에 나서면서 학교 곳곳에는 짧은 안내문이 붙었다. 학교 측에서 청소노동자의 요구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태도를 취함에 따라 파업에 돌입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이었다. 29일부터 파업이 시작될 예정이며 양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당장의 불편은 좀 있을지라도 청소노동자의 요구가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마음을 가졌던 건 비단 나뿐이 아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파업은 없었다. 노동자 측의 요구안이 관철되었다는 공지가 붙었다. 다행이었지만 그렇다고 말할 수만은 없었다. 인하대 청소노동자 측이 요구한 임금 인상률은 8% 수준으로 7000원 미만의 금액이다. 그런데 7000원은 '최저 임금'으로 적당할까? 최저 임금은 그 이하로 임금을 책정해서는 안 된다는 '마지노선'의 의미임에도 한국 사회에서 대개의 노동력의 가치는 최저의 수준에서 책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 물러날 곳 없는 최전선 언저리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최저 임금은 근로자의 '안정'된 생계를 위해 책정된다. '안정'된 생계가 갚을 빚 없이 밥만 먹고 살아도 괜찮으며, 기타 목돈 들어갈 일이 생기지 않는 삶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면, 최저 임금으로는 안정된 생활을 할 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책정된 최저 임금으로 생활의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그 수준을 훨씬 높여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학교 내 청소 노동자의 임금 인상 타협안이 어떻게 타결되었는지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안정된 생활'을 위한 임금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하대학교 #청소노동자 #최저임금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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