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권 정가 13만원 … 외국인관광객 1만원에 구입 가능
대다수 10만원 넘게 주고 사야 … "지역행사 가치 하락"

인천을 대표하는 음악축제 '2016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나친 할인 정책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할인 폭이 너무 커 인천시민들에게 역차별감을 줄 뿐더러 최근 논란인 저가 관광으로 전락하며 행사 가치마저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관광공사와 행사주관사인 ㈜예스컴이엔티는 '2016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해외관광객 티켓 정책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지난 2006년부터 인천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토대로 성장해온 국내 대표 록 페스티벌 중 하나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해 매년 사흘간 공연에 9만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린다.

시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인천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로 만들기 위해 매년 7억~8억원의 예산을 지원해왔으며 올해도 8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행사주관사 예스컴이엔티는 최근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한 해외관광객 티켓 정책을 기획해 인천관광공사를 통해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 등을 상대로 홍보 중이다.

예스컴이엔티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외래관광객을 더 많이 불러모아 국제적 행사로 키워가기 위해 이런 정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해외 단체관광객(10인 이상)은 1일 관람권을 1만원에, 항공권이나 여권을 소지한 해외 개별관광객은 2만원에 각각 구입할 수 있다.

환승 항공권이나 인천시내 호텔숙박권을 제시하는 외국인관광객은 2만원에 하루 행사 관람이 가능하다.

그러나 페스티벌 1일권 정가가 13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외래관광객을 위한 할인 적용이 과하다는 평이다.

인천시민과 인천 소재 대학교 재학생, 군인의 경우 20% 할인 혜택을 적용하더라도 10만원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공연을 볼 수 있다.

인천시민 세금이 투입된 페스티벌을 인천시민들은 외국인 관광객보다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 가량 비싸게 비용을 지불하고 공연을 관람해야 하는 셈이다.

인천 거주 대학생 이 모(28) 씨는 "학생에겐 부담이 가는 10만~20만 원의 금액도 기꺼이 지불하면서 매년 공연을 관람해 왔는데, 외국인 관광객에게만 저렴하게 입장권을 판매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해외관광객 유치도 좋지만 너무 낮은 티켓 가격이 자칫 행사의 가치를 낮출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지나친 가격 할인은 지역과 행사 모두의 가치 상실로 이어져 결국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며 "행사 자체의 만족도를 높여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나 인천관광공사가 별도 투입하는 예산은 없고, 오로지 주관사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서울이나 인근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