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철희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벌초는 땀도 흘리고 상처를 입기도 하는 등 고생스러운 면도 있지만,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척과 만날 수 있는 기회와 즐거움의 장(場)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벌초가 행복한 마음으로 끝맺음을 하려면 사고에 대한 적절한 대응으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

올해는 유난히도 더운 날씨가 계속되었으며 강수량이 평년보다 유난히 적게 내려 이상고온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벌의 개체수가 많아지는 한 해였다. 따라서 벌들이 매우 공격적인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각별한 조심이 요구된다.

벌초 다경험자 또는 전문가들은 벌초 때 주의해서 하지 않으면 사고에 대한 희생자가 되거나 심각한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매년 신문지상이나 방송에 말벌에 쏘여 숨진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벌들은 벌집 근처에 오는 사람에게 날개소리로 주의를 주지만 듣지 못하고 쏘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벌초 전에 막대기 등으로 말벌집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퇴치제 등을 지참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벌에 쏘인 경우에는 납작하고 딱딱한 물건으로 남아 있는 벌침을 밀어서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얼음찜질을 하거나 진통소염제를 바르고 그늘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벌에 못지않게 초가을 뱀은 맹독을 품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뱀에 물리면 걷거나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뱀독은 체내에서 혈액응고, 용혈, 신경마비, 세포파괴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뱀에 물린 환자는 눕혀서 안정을 시킨 뒤 물린 부위를 고정하고, 물린 부위가 붓고 아프거나 독성이 나타나면 심장쪽으로 5~10㎝ 떨어진곳을 넓은 끈이나 고무줄, 손수건등으로 묶어 독이 퍼지는 것을 지연시켜야 한다.

벌과 뱀도 위험하지만 1년에 겨우 한두번 정도 가동하는 예초기 안전사고 역시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예초기를 사용시는 긴팔 옷을 입어야 하고 발목까지 오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눈을 보호하는 보호안경 착용도 필수적이다.

예초기에 손가락이 잘렸을 때는 깨끗한 헝겊으로 잘린 손 부위를 압박하고 119를 부른다. 119를 기다리는 동안 손을 심장보다 높은 곳에 두고 압박붕대 등으로 손이나 팔뚝을 감아 지혈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조상들과 현시대 우리국민들은 벌초를 통해 친척들과의 즐거운 만남을 이어가며, 아름다운 풍속을 계승해 나간다. 올해도 이 멋진 전통이 퇴색되지 않도록 벌초는 즐거운 일이라는 마음가짐과 안전사고에 주의를 기울여 즐겁게 조상의 묘를 벌초해 나가야 할 것이다.

/허철희 농협경주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