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서 '정년 65세 보장' '특고압 설치 반대' 600명 집회 열려 축제분위기 변질

국내 가장 권위있는 부천영화축제 개막식에 행사와는 무관한 각종 민원을 제기하는 집회 및 시위가 벌어져 다른 한켠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22회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12일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가졌다. 약 3000석의 야외객석에는 초청 감독, 배우, 영화관계자와 장덕천 부천시장을 비롯 좌석을 배정받거나 초청장이 없는 시민들은 레드카펫 주변부터 몰려들어 잔디광장을 메웠다.

하지만 영화 개막식과는 무관한 민원인들의 집회와 시위가 주변 곳곳에서 벌어져 축제분위기를 무색케했다.
'민원의 요지를 들어달라'며 개막식 주변에 모여 피켓 시위를 벌인 곳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12층 주상복합을 8층으로 건설하라는 은하마을 아파트 30여 주민들의 피케시위를 비롯 3개 집회 및 시위가 영화제 개막 시간대에 맞춰 집회를 벌였다.

그러나 12층 주상복합은 건축법상 하자가 없는 정당한 허가 절차로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8층으로 낮춰 건설하라는 주민들의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주민들과 수십차례 회의를 갖고 이해의 접점을 찾고 있다"며 "억지민원에 따른 소송문제는 철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시 미화, 시설관리, 경비직 등 100여명은 '정년 65세 연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며 유인물을 통해 정부지침을 지키지 않는 부천시를 비난하면서 "영화관람을 오신 시민 여러분! 우리의 얘기에 귀 기울여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정부지침에 따라 65세 정년 연장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나 부천시와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부천시공직 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관련 사건을 놓고 벌어진 1인 시위도 이어졌다. 1인 시위에 나선 남성은 "모 팀장이 같은과 직원인 여성공직자를 성폭행 했다"며 피해자 남편의 신분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해당 사건은 현재 수사 중으로 그는 '사건의 진상규명 및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특히 가장 시위규모가 큰 것은 부천시 특고압결사반대 학부모여대 비상대책위원회다. 이들은 영화제 개막식에 맞춰 6차 촛불집회 및 행진을 가졌다. 부천시청 후문 길주로에서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시청 주변을 둘러싸고 행진을 벌이면서 특고압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무려 500여명이 참가한 집회로 영화제 참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시민 이정우(34)씨는 "모처럼 영화관람을 위해 일찍 퇴근을 서둘러 왔는데 주변이 시위현장으로 변해 축제 의미를 상실케 됐다"며 씁쓸해 했다.

또 한 시민 김기태(42)씨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주민들과의 소통과 이해를 구했다면 이같은 시위가 영화축제마당에서 일어날 수 있었겠느냐"며 당국을 나무랐다.

/부천=강훈천 기자 hck122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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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보도>부천시 팀장 부하직원 성폭행 의혹사건 무혐의로 밝혀져]

본 신문은 2018년 7월16일자 홈페이지 사회>경기면과 같은 날 인천일보 8면(경기 메트로)에 ‘부천영화제 보러 왔는데…시위구경만 실컷’이라는 제목으로, 부천시 팀장이 부하직원을 성폭행했다는 시위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당사자인 부천시 팀장은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에서 무혐의를 받았고, 상대방의 재정신청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가 대법원에서 기각 결정됐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