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그냥 춤!
▲ 김보람 감독
▲ '바디 콘서트'는 힙합과 비보잉, 발레, 현대무용 등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이다(사진은 '바디 콘서트'의 한 장면) . /사진제공=인천문화예술회관

인천문예회관 '스테이지149' 공연 … 20·21일 다채로운 음악 맞춰 관객에 흥 선사



인천문화예술회관이 현대무용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바디 콘서트'를 오는
20일과 21일 이틀간 소공연장에서 선보인다.
'바디 콘서트'는 힙합과 비보잉은 물론, 발레, 현대무용 등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공연으로 '일반 관객을 위한 현대무용 입문서'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현대무용의 대중화를 이끈 작품으로 손꼽힌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의 브랜드공연 '스테이지149'의 하나로 준비한 '바디콘서트'는 무용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움직임, 인간의 몸과 춤의 한계를 뛰어넘는 전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콘서트 형식의 공연이다. 춤의 가능성과 무한한 영역을 이해하고자 음악과 몸을 수없이 분석, 춤의 조화 속에 의미를 찾으려 한다. '예술적'이라는 말은 이 작품과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이 작품은 그냥 '춤' 일 뿐이다. 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우리가 이해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과 노력이 부디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몸, 그 자체만의 순수한 언어가 과연 얼마만큼의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까?


 #6개의 장으로 구성된 콘서트 형식

총 6개의 장으로 구성 된 '바디 콘서트'는 다채로운 음악을 배경으로 춤을 통해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주는 것을 시도한다. 객석에서부터 시작하는 도입부의 신나는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흥을 돋우며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이끈다. 춤으로 음악을 들려주려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귀에 익숙한 음악들과 함께 점차 그 강도를 더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쉼 없는 무용수들의 숨가쁜 움직임은 보는 이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1장. 인트로=언제나 자신감과 열정이 넘치는 '바디 콘서트'의 첫 시작.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포부를 안고 달려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1993년부터 활동한 프랑스 국적의 세계적인 2인조 디제이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슈퍼히어로(Superheroes)'가 뿜어내는 강렬하게 귀를 때리는 비트에 몸을 맡겨 비트 하나하나의 소리를 몸을 통해 들려준다.
2장. 시속 80㎞=현대무용에 대한 고정관념은 이제 그만. 새로운 춤의 개념을 선사한다.우리의 춤으로 음악을 보여줄게! 역시 다프트 펑크의 '이모션(Emotion)'에 맞춰 음악이 갖은 심플하며 기계적인 소리를 제한적인 움직임을 통해 들려준다. 헨델의 '울게 하소서'를 배경으로 친숙한 헨델의 음악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속도의 움직임을 믹스매치 함으로써, 몸의 빠르고 느림의 상반됨을 극대화한다. 엠씨 해머(Mc Hammer)의 'It's all good' 은 자신감 넘치는 엠씨 해머의 랩처럼 앰비규어스만의 가장 '쿨'한 춤의 절정을 보여준다.
3장. 시속 120㎞=콘서트의 중반, 아직 우리의 춤이 낯설다면 더 확실하게 보여줄게.우리의 춤이 음악처럼 당신의 심장을 두드릴 때까지! 미국의 알앤비 가수겸 래퍼인 '네이트 독(Nate Dogg)'의 'I got Love'는 강한비트의 팝송에 한국전통의 춤사위를 접목, 기존 한국 춤이 갖은 곡선적인 틀을 깨고 음악의 간결함과 강함을 춤을 통해 들려준다. '바흐(J.S.Bach)' 골드베르그 변주곡(Goldberg Variations BWV 988)은 건반악기의 독특한 소리의 특성을 살린 춤을 선율파트와 베이스파트로 구분하고 독립된 그룹으로 보여준다. 박지윤의 '바래진 기억에'를 통해 일상적인 제스처와 가사풀이를 이용한 춤을 통해 익숙한 k-pop 감성발라드를 들려준다.
4장. 시속 180㎞=숨이 벅차 오를 정도로 쉼 없이 콘서트의 절정으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기에 이 정도의 숨가쁨은 아무것도 아니다. 비욘세(Beyonce)의 데자뷰(Deja Vu)는 그루브한 힙합음악에 클래식한 발레동작을 접목하여 우아한 발레가 아닌 파격적인 발레를 보여준다. 브라질의 디제이 티코스그루브 'Oh Ja'의 빠른 비트의 일렉트릭 음악과 함께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안무를 통해 좀더 정교하며 구체적으로 음악을 들려준다.
5장. 목적=쉴 틈 없이 고조되었던 긴장감을 잊지마. 목적지에 도달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다.그 어떤 의문이 들더라도. 독일의 감성 싱어송라이터 막시밀리언 해커(Maximilian Hacker) '다잉(Dying)'은 'Dying' 이라는 가사를 보여주듯, 바닥을 맴도는 듯한 구르기 동작을 반복하며 몸의 한계성을 드러낸다.
6장. 피날레=멋진 콘서트를 함께한 관객과 앰비규어스 모두에게 박수를! '진도아리랑'의 구성진 한국의 소리와 가락의 특성을 위트 있는 앰비규어스만의 춤으로 무대를 마무리한다.

/여승철기자 yeopo99@incheonilbo.com


[김보람 감독] "현대무용 입문서 같은 작품 … 반전매력"

"좋은 무용단체 이름이 필요할거 같아서 사전을 펼쳤는데, 펼치자마자 바로 보이는 단어가 '앰비규어스(Ambiguous)'라는 단어였어요. 사전적의미로는 '애매모호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어찌보면 사람들이 보기에 저희가 스트릿댄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온전한 현대무용도 아닌 저희만의 애매모호한 색깔이 아주 잘 맞는 이름 같아서 앰비규어스라는 이름을 짓게 됐어요. 막상 이름뜻은 애매모호하지만 작품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점이 반전 매력이 아닐까요?"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를 장경민 대표와 함께 창단한 김보람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 '바디 콘서트'에 대해 "현대무용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관객들을 위한 현대무용 입문서와 같은 작품입니다. 몸의 언어만으로도 음악 콘서트의 감동을 선사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바디콘서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생각해요"라고 밝혔다.
전남 완도에서 태어난 김 감독은 16살 때 댄서로의 삶을 살기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10여년동안 스트릿 댄서와 방송 백업댄서로 활동하다 춤의 깊이를 배우기 위해 서울예대 무용과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후 무용과 교수님께서 우연한 기회에 '생생페스티벌' 안무를 제게 맡겼어요. 그렇게 처음으로 안무를 하게 됐고, 2008년에 CJ young festival에 '볼레로'라는 작품을 출품하고 수상을 하게되면서 지금까지 안무자로 활동하고 있어요."
김 감독과 장 대표는 대학 동기로 입학하면서 같이 살기 시작해서 졸업후에도 몇 년동안 방송 댄서를 함께 하며 붙어 다닐 정도로 가까운 '절친'이자 동업자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 때 소속 무용수들이 그만두고 저와 장 대표 단 둘이 남아 '공존'이라는 작품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우리를 알리게 됐는데 그 작품이 저희를 지금까지 '공존'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여승철기자 yeopo99@incheonilbo.com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2007년 장경민 대표와 김보람 감독이 서울예술대학교 무용과 선후배 학생들과 창단했다.
'앰비규어스(Ambiguous)'는 현대무용계에 발담고 있지만 애매모호한 그들의 춤을 대변하며 춤과 음악의 본질적인 요소인 몸과 소리의 소통을 통하여 자신들만의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춤의 언어화'를 지향하며 춤을 예술적 차원에서 언어적 차원으로 확장하고 구체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시도하고 음악과 움직임을 철저하게 분석, 기호화화는 트레이닝은 그래서 더욱 치열하다.
'바디 콘서트'로 2010 크리틱스 초이스 '최우수 작품상'을 받으며 무용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에 앞서 2008년에는 '볼레로'가 CJ young festival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그들의 이름을 무용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바디 콘서트', '볼레로' 외 주요 작품으로는 2010 SPAF 댄스 컬렉션 '최우수 작품상'을 안겨준 '공존(Coexistence)'과 2014 비평가 협회, 한국 춤 비평가상의 작품상을 수상한 '인간의 리듬(Rhythm of Human)' 등이 있다.
해외수상도 이어져 2012년에 스페인에서 열리는 제17회 마스단자 국제무용 페스티벌에서 '공존(Coexistence)'으로 '안무부문 관객상'을 받았으며 2014에는 '실수(mistake)'로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서 '심사위원 장려상' 등 2개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지난해 6월 루마니아 시비우 국제 연극제에 올린 '바디 콘서트'를 본 전설적인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는 "공연을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다"는 평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