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 창간 30주년에 부쳐
인천일보가 창간 30주년을 맞았다. 지역 언론의 정통성을 내세워 1988년 7월15일 첫 호를 발행한 지 벌써 30년이 됐다.
인천일보는 국내 지방일간지의 효시(嚆矢)인 대중일보(大衆日報·1945년 10월7일 인천에서 창간)의 맥을 이어받았다고 자부한다. 연차로 치면 벌써 서른 살 장년으로 접어들었으니, 정말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그 역정은 '고난의 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진 풍파 속에서 정론직필(正論直筆)이라는 언론의 사명을 다하고자 애를 썼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대외적으로는 '무한경쟁'이라는 구도에서 몸부림을 쳐야 했고, 대내적으로는 '갈등'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도 암울했던 군부독재의 '1도(道)1사(社)' 정책을 딛고 일어선 인천일보는 오늘도 인천·경기지역 주민들의 대변지 역할을 하고자 온힘을 쏟는다.

인천일보 창간 전만 해도 군부독재 서슬이 아직 시퍼랬다. '언론통폐합'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던 시절이었다. 서울을 제외하고 각 시·도에 지방신문 하나씩만 있었다. 오늘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지만 그때는 그랬다. 그러다가 1987년 '6월 항쟁' 이후 언론자율화를 거치면서 지방지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발간된 신문이 인천일보였다. 봇물 터지듯 전국적으로 지방지 창간이 러시를 이루기 전, 지방신문 발행을 준비하던 이들이 인천일보(당시 인천신문)를 찾아 둘러보던 일이 새삼스럽다.

인천일보 창간은 마땅한 귀결이었다. 그 때에는 수원에 본사를 둔 경인일보가 경기도를 주 무대로 삼아 취재를 하면서 편집·운영을 했다. 인천시민들이 각종 '인천 소식'에 갈증을 느낌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시민들은 지역 정보를 간절히 원했다. 시민들은 지역 소식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걸쳐 비판의 소리를 들으려고 해도 들을 수 없었다. 그런 시민들의 아쉬움과 간절한 마음을 담아 태어난 신문이 바로 인천일보였다. 변화와 개혁의 바람이 거세게 불던 시절 탄생한 인천일보는 그렇게 시작됐다.
인천일보 탄생으로 시민들의 보람과 기쁨은 남달리 컸다. 드디어 '인천 소식'을 제대로 받아 볼 수 있다는 데 대한 희열이었다. 쾌거라고 해도 무방할 듯, 인천일보의 질주는 계속됐다. 경기도로도 취재 영역과 운영을 넓혀 나갔다. 애독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났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자들의 열정과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은 갖가지 특종과 발굴기사 등은 신문사의 보람이요, 시민·도민들의 자랑이기도 했다. 인천일보만이 낼 수 있는 지방지로서의 색깔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우리 사회를 밝고 따뜻하게 만들면서 지역을 공동체로 엮어주는 '등불'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 결과 30년이라는 세월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우리는 믿는다.

인천일보는 창간 30년을 맞도록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위기를 겪은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혹독한 시련이라고 해야 맞을 듯싶다. 왜 그랬을까. 동종업계의 무한경쟁과 악화하는 경영환경, 내홍(內訌) 등은 신문사를 무던히도 괴롭혔다. 안팎으로 경기침체와 인력부족, 회유와 압력 등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의기소침해지고 때론 주저앉고 싶어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루빨리 가중되는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쳐왔다. 고난을 겪는 곳이 어디 신문사뿐만이겠냐마는, '정도(正道)'를 걸어야 하는 언론으로선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이런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인천일보는 이제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로 '용틀임'을 하는 중이다. 창간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경영 합리화를 위해 힘을 쏟는 한편, 편집국에도 '봄바람'이 불면서 가일층 매진하고 있다. 인천일보는 숱한 악조건 속에서도 뚜렷한 목소리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애를 쓴다. 우리는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일이 힘들긴 해도,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본다. 언론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많은 사람이 고난을 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호된 작금의 시련이 더 강한 언론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짓밟으면 더 자라나는 들풀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승리'하는 모습을 인천시민과 경기도민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인천일보는 언론환경이 얼마나 어려워지든, 흔들림 없이 앞을 향해 꿋꿋하게 나아가고자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인천일보는 오로지 언론의 사명을 다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을 것임을 다짐한다. 그러려면 인천시민과 경기도민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시민과 도민들이 보내주는 '사랑' 덕분에 인천일보가 지금까지 버티고 서 있지 않은가.
인천일보가 '인천·경기지역 발전'을 위해 우뚝 설 날을 기대한다. 인천일보를 아껴주신 인천시민과 경기도민들에게 거듭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