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차별 지적 … 7월31일까지
▲ 정덕현 作 '너네는 나중에'
'현실적이고 물리적으로 보이지만 그것들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흔적'만 남길 뿐이다.'
아트스페이스 휴(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68 302호)가 31일까지 정덕현, 최은숙, 황경현 작가 3인의 회화 전시회 '그늘진 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최근의 회화 경향을 진단하고 신진 작가들의 발굴과 지속적인 회화 미술의 진흥을 위해 마련됐다.

작가 정덕현은 너트 위에 올라탄 당당한 자태의 분홍색 비둘기와 그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빛을 읽은 무채색의 비둘기를 극명하게 대비해 비정규직의 불평등함을 그린 작품 '너네는 나중에'를 출품했다. 작가는 비정규직,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 가해지는 부당한 차별과 사건의 비합리성을 작품을 통해 지적한다.

최은숙이 출품한 작품들은 이미 한참 유행이 지난 실내 장식품에 관심을 둔다. 샹들리에, 패턴이 강조된 커튼, 지나치게 커다란 몰딩과 같이 불필요하게 부풀려진 오래된 장식은 한때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빛바랜 쓸쓸함을 표현했다.

황경현은 지하철, 터미널, 유원지, 광장 등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공간을 그린다. 황 작가는 "거리에 있는 군중들은 종이 위에 수없이 비벼봐도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하는 검은 입자들 같아 보인다"며 콩테(conte)를 재료로 꾸준히 작업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출품작 'Drawing(stroller)'은 짙은 콩테의 입자들이 때로는 세밀하게 때로는 스치듯 무심하게 서로 다른 시선을 하나의 화면에 만들어 냈다.

'그늘진 날'은 3월7일 '이미지 속의 이미지(안상훈, 조현선, 하지훈)' 전시를 시작으로 4월11일 '야간산행(곽상원, 이인성,이제)'에 이은 세 번째 기획 전시회다. 자세한 전시회 관련 문의는 아트스페이스 휴 홈페이지(www.artspacehue.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