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판타스틱영화제, 北영화 첫 공개 상영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등 9편 … "배우도 초청"
▲ 북한·영국·벨기에 합작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 2016년 개최된 제15차 평양국제영화축전 최우수 작품상 수상한 '우리집 이야기' .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는 10일 관계당국으로부터 북한영화 9편의 공개상영을 최종 승인받음에 따라 최근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한반도 평화정착 무드에 따른 특별 프로그램 '북한영화 특별상영' 계획을 공개했다.

남측에 최초로 공개되는 9편의 장·단편 극영화 중 '우리집 이야기(2016)'는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 '최우수영화상' 및 '여배우연기상' 수상작이며,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2006)'를 포함해 북한영화의 현주소를 보여줄 작품들이 부천에서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특별상영은 4·27 판문점 선언 이후 공식적인 북한 영화 최초상영이며, 항상 '제한상영'이란 틀에 묶여 있었던 기존의 상영 관례를 깨고 자유롭게 남측 관객들을 만나게 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현재 북한 영화나 영상물은 관계법령상 '특수자료'에 해당하여 선별된 사람만 영화를 볼 수 있는 '제한상영'이 보편적인데, 이 관례가 이번에 깨졌다.

BIFAN은 부천시와 함께, 지난 해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급물살을 타고 남북관계의 발전과 변화가 기대되던 시점부터 북한 영화인과 영화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 초 BIFAN은 통일부의 사전접촉 승인을 받아 민족화해협의회(북측 민화협)에 작품상영 허가와 감독, 배우 등의 초청장을 전달했다. 이후 4월, 판문점 남북회담과 6월 싱가폴 북미회담 등 우여곡절 속에서 겨우 영화 상영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아쉽게도 올해 BIFAN에서 상영작 관련 북한 영화인 초청에 대한 답은 아직 받지 못했지만, 영화제 폐막일까지 끈기 있게 답을 기다릴 예정이다. 초청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도 김정은 위원장 체제의 북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들은 BIFAN을 찾아올 예정이다.

이번 특별상영은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정보원, 한국영상자료원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협조를 통해 진행되었고, 1980년대부터 최근 김정은 위원장 체제까지 북한에서 제작된 3편의 장편과 6편의 단편 등 총 9편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최근 개최된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 최우수영화상 수상작인 '우리집 이야기'는 부모를 잃은 세 남매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감동실화를 유머러스하게 다룬 작품으로 기존의 북한 영화들과 달리 현재 북한과 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리얼하고 흥미롭게 잘 묘사했다.

이외에 2000년, '제1호 북한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최초로 국내 개봉됐던 괴수영화의 고전 '불가사리(1985)'와 북한, 영국, 벨기에 합작영화이자 가장 잘 알려진 북한영화 중 한 편인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2012)'도 초청 상영된다. 특히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에 출연한 인민배우 리영호와 공훈배우 김철 역시 이번 초청에 포함되어 초청 결과가 주목된다.

영화 상영과 함께 앞으로 이어갈 교류에 대한 활발한 논의 역시 BIFAN의 산업프로그램인 (BIFAN Industry Gathering, B.I.G)를 통해 이어진다. 영화제에서 마련한 두 개의 포럼에는 전문가들과 함께 북한영화를 집중 조망할 예정이다.

북한영화 특별상영은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가 14일 오후 7시에 송내 솔안아트홀에서, '불가사리'가 18일 오후 2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가 20일오전 11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우리집 이야기'는 22일 오후 8시 CGV부천 3관에서 상영되며, '우리집 이야기'는 15일 오후 8시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야외상영으로 진행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코리아 나우 'SF 판타스틱 포럼 : 북한 문화예술계의 SF와 판타지'는 13일 오후 2시,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 남북영화'는 20일 오후 2시에 모두 부천시청 판타스틱큐브에서 진행된다.

/부천=강훈천 기자 hck122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