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지도 앉지도 못하지만 … 친구 있어 행복해요"
"나는 6학년, 나는 걷지 못한다. 앉지도 못한다. 세상에 일찍 나왔더니 몸은 느리게 커간다. 다른 친구들보다 뭐든 느리다. 그래도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중략) 6학년 3반 친구들아 … 모두 모두 고마워. 나는 세상에서 제일 느리지만 제일 행복하다."

'제10회 전국 초·중·고등학교 백일장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김포신풍초등학교 6학년 장수연(13·앞줄 왼쪽 일곱번째)양의 '수연이와 6학년 3반 친구들' 내용 중 일부다.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나 노병변장애진단을 받아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받는 장수연양은 그의 말대로 혼자서는 걷지도, 앉지도 못하지만 서툰 손놀림으로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장수연양은 "내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한 글이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상까지 받게 돼 매우 기쁘다"며 "작가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제38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실천운동본부가 4월16일부터 30일까지 '같이 걸을까?'를 주제로 한 이번 백일장은 전국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시, 산문, 독후감, 방송소감문 분야에서 작품을 접수 받아 심사를 통해 4일 수상자가 선정됐다.

김포신풍초등학교 위재옥 교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 학생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을 뿐만 아니라 비장애학생들이 장애 학생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장애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모든 학생들이 서로 배려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