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다산高 독단선출' 반발
공모 임용에 학부모 참여 요구
"16일 이사회 거부땐 등교 거부"
횡령 등 각종비리 의혹으로 교장이 물러난 이천 다산고등학교의 새 교장 선출 과정을 학교 자체적으로 결정하기로 윤곽을 잡자 학부모들이 '등교 거부 운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 이사장과 교장이 부부인 상황에서 교장공모를 학교 독단으로 결정한다면 무늬만 바뀌었을 뿐이지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며 투명한 인사절차를 촉구하고 있다.

9일 도교육청과 다산고 학부모회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5월 사립 다산고교 이사장 부인 A(74) 교장의 부당업무 지시 등 비위 사실 5개를 적발하고, 학교 측에 중징계 처분을 권고했다.

적발내용을 보면 A교장은 행정실 직원에게 개인 소유 차량을 운전·관리하도록 지시하고, 에어컨 등 공용물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발각됐다. 또 근무시간 중 골프장, 미용실 등을 211회 출입했고,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등 교육과정을 부적절하게 운영한 사실 등도 함께 적발됐다.

교육청은 이와 함께 A씨를 행정실 직원 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불법적인 자금을 관리한 혐의, 난방유 구매비 횡령 혐의 등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지난 5월 직위해제 됐으며 6월 30일자로 정년 퇴임했다.

당초 다산고교는 교감이었던 B를 교장으로 선임하려 했으나, 학부모 반발로 공개모집을 통해 교장을 임용하기로 했다.

학부모회와 시민단체 회원 300여 명은 지난 5월 다산고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학교 측의 사과와 교장공모에 다산고 학부모와 교육청 추천 이사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모집 절차에서 서류심사 또는 면접 과정에 교직원, 학부모들 대표가 참여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며 "만약 이런 요구가 이행되지 않으면 등교 거부 등 강경하게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다산고등학교는 7월16일 이사회를 열고 학부모 포함 여부 등 교장공모 기본계획을 결정질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산고등학교 관계자는 "학교 교장 선출 문제는 이사회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교육청도 손쓸 수 없는 상황이다.

공립과 달리 사립은 교장 임명에 관여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 "공립학교는 교육청에서 인사 등을 통해 임명하지만, 사립은 학교 내에서 자체적으로 결정짓는다"며 "다산고등학교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