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출신 우세로바 아크자다씨
▲ 6년째 인천 학익동에 살고있는 카자흐스탄 출신 우세로바 아크자다씨.
2012년 인하대 어학연수로 한국행

한국인과 혼인 … 초교 언어 강사로

외국인 주민 시정 모니터링단 활동

"인천은 외국인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도시죠. 제2의 고향이라고 할까요."

6년째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에 살고 있는 카자흐스탄 출신 우세로바 아크자다(32·여)씨에게 인천은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한 제2의 고향이다.

외국인 인구가 점점 많아지면서 그는 인천이 외국인에게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돕고자 인천시가 운영하는 외국인 주민 시정 모니터링단에서 1년 반째 활동 중이다. 외국인 주민 모니터링단원들은 외국인으로서 인천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불편사항 등을 시에 건의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2012년 인하대 어학연수로 한국에 온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인 남자친구와 혼인해 결혼이민자로 한국에 남게 됐다. 현재 동방초등학교에서 이중 언어 강사로 외국인·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건 2011년 가을. 카자흐스탄에 있는 한국 회사에서 일하던 중 사장이 들려주는 얘기에 끌려 서울 유학을 결심했지만 얼마 후 포기했다. 그는 "서울 물가·학비가 너무 비싸 한 달 뒤 귀국했지만 한국의 매력에 빠져 다시 왔다. 재정을 감당할 수 있는 지역을 찾다가 인천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살던 당시 아크씨에게 인천은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다는 소문만 들어본 도시였다.

6년이 지난 지금은 꿈을 이루게 해준 마음의 고향이 됐다. 서울의 높은 물가를 감당할 수 없었던 만큼 물가·월세가 비교적 저렴하고 일자리가 많은 인천은 부담이 덜했고 관광지도 많아 마음 편히 살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처음부터 편했던 건 아니다.

인천 땅을 밟자마자 코끝을 찌르는 바다 냄새에 머리 아팠고, 향수병도 앓았다. 한국 문화에 익숙지 않아 오해도 생겼다. 그는 "주변에서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계속 물어봐 의아했는데, 지금은 정이 많아 그렇다는 걸 안다"며 웃었다.

아크씨는 인천의 다국적 인구 증가 속도에 놀라면서도 이를 받아들이기 위한 인식의 성장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은 한민족 국가로 인식돼왔기에 외국인에 대한 이질감과 편견을 해소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5년 후엔 인천이 진정한 세계도시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는 아크씨. 그는 "지금 한국인과 외국인이 같은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다. 외국인도 가족처럼 생각하고 배려해주면 이 나라 시민으로서 발전에 도움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글·사진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