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분당 등 경기도내 일부 지역에 석·박사 등 고학력자의 거주 비중이 높은 가운데 타 지역 대비 고학력자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적자본 수준과 일자리 분리가 생산 전반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하준경 한양대 교수 등이 한국은행 창립 68주년 기념해 개최한 지역경제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도내 각 시·군의 인적자본 수준의 격차는 대체로 축소돼 평준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석사·박사 등 대학원 이상 고학력자가 많은 일부 지역은 타 지역과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인적자본 분포의 변화 추이와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 자료를 보면 도내 각 시·군의 인적자본 수준은 대졸자의 증가로 인해 차이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었다.

그러나 성남 분당과 용인 수지, 과천, 수원 영통, 용인 기흥 등 일부 지역은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고학력자의 비중이 오히려 늘어나 타 지역과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도내 시·군별 인적자본 수준과 생산 및 금융 관련 지표들을 비교·분석한 결과, 생산 성과는 관련성이 없는 반면 금융 관련 지표들과는 관련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적자본 수준이 지역내총생산(GRDP), 기업대출 등 각 시·군의 생산활동에는 특별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아 거주지와 근무지는 공간적으로 유의하게 결합되지 않았다.

특히 거주지와 근무지 간의 통근시간을 보면 인적자본 수준이 높은 시·군에 있는 사람의 통근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나 거주지와 근무지 미스매치가 컸다.

하지만 시·군의 인적자본 수준과 1인당 가계대출, 저축성예금 등의 변수들과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고학력자일수록 금융기관을 더 많이 이용하고, 부동산가격이 높은 곳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 교수는 "인적자본 수준과 일자리의 분리는 생산 전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특히 높은 수준의 인적자본을 많이 요구하는 혁신클러스터의 생성을 어렵게 한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 교수는 이 같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과천·성남·용인·수원 등 인적자본 수준이 높은 곳에 혁신일자리를 만드는 방법 ▲화성·평택·안산·파주·이천 등 일자리가 많은 곳에 고학력자들이 원하는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방법 ▲고학력자 거주지와 혁신 중심지 사이에 수도권 광역 교통망을 확충하는 방법 등을 제안했다.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