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어종 아닌 한종류
지난해 메기·올 미꾸라지
유독성 유입 등 오염없어
고의적 투기 가능성 심증
물증 못잡아 행정력 낭비
하남지역 하천에서 1종의 물고기가 떼로 죽어있는 모습이 잇따라 발견돼 구체적인 원인을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다양한 종의 어류가 폐사하는 일반적인 하천 환경사고와 다른데다, 환경당국의 분석에서도 유독성 물질 유입 등 원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남시는 이런 상황에 누군가 죽은 물고기를 하천에 내다버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에 나섰으나, 정작 단서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 하남 초이동에 있는 초이천(연장 3.2㎞) 하류 교구 부근에서 수백마리 물고기가 죽어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시 환경부서 등 공무원들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 사고지점 하천수 시료를 채취했다.

의아한 점은 폐사한 물고기 종이 미꾸라지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이후 분석을 의뢰받은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하천수 시료를 분석한 결과 비소(As), 카드뮴(Cd) 등 중금속 및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통보했다.

시는 그럼에도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방침 하에 이달 7일까지 수차례 추가조사를 벌였다.

한강유역환경청도 현장에서 지원했다.

혹시 폐사체가 추가로 더 있을지 모른다는 판단에 10여명 공무원이 상류까지 전부 샅샅이 수색했으나 원인은 물론, 미꾸라지 외 다른 종의 물고기는 없었다.

만약 하천오염에 의한 떼죽음이라면, 붕어·피라미 등 전반적인 피해가 아닌 '왜 미꾸라지에만 한정됐는지' 의문이 나오는 대목이다.

앞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말 상사창동 일대 덕풍천(연장 8.5㎞) 내 성인 팔뚝만한 메기 수십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당시 마찬가지로 시가 역학조사를 했으나, 하천오염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시는 초이천 물고기 폐사와 관련 고의적인 투기 가능성에 방향을 틀고, 행위자를 폐기물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발생지점이 CCTV(폐쇄회로)가 없고, 인적도 드문 외곽이라 행위자 추적이 어렵게 됐다.

작은 실마리라도 찾아보려 공무원들이 인근 20여 곳 공장 등을 방문, 대담했지만 단서를 잡지는 못했다.

시는 행정력 낭비를 이유로 답답해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최근 물고기 떼죽음은 오염원인이 없어 불법투기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어느 쪽도 결론이 나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며 "그렇다고 해 불법투기자를 잡아낸 것도 아니어서 결국 행정력 낭비만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은기·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