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계양지역 관련 사업 진척률 낮아 특별회계 불용률 82.3% … 1673억 쌓여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지원에 쓰도록 돼 있는 특별회계 재원이 1700억여원이나 남았는데도 일부 사업에만 지출하고 곳간에 쌓아둔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다른 용도로 돌려 쓰기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19일 인천시의 지난해 결산 자료를 보면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환경개선 특별회계'의 불용률은 82.3%에 이른다.

지난해 매립지 특별회계 세입은 2044억1100만원이었지만 사업 등에 지출한 세출액은 306억8800만원에 그쳤다.

올해로 사업이 넘어온 '이월액' 63억5500만원을 제외하면 순수하게 남아 있는 '순세계 잉여금'은 1673억6800만원에 달한다.

매립지 특별회계는 수도권매립지 주변 지역인 서구·계양구 등지에만 쓰는 돈이다. 수도권 폐기물을 처리하는 매립지의 환경 영향을 줄이고, 지역 주민에게 보상하는 성격을 띤다.

주로 환경 개선이나 복지·체육 시설 등을 설치하는 데 쓰인다. 불용률이 높다는 건 그만큼 이들 사업이 진척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특별회계 예산이 사업에 제대로 투자되지 않아 곳간에 쌓이자 시는 재원을 다른 용도로 돌리려는 시도까지 했다.

지난해 10월 시는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환경개선 특별회계 설치 및 운용 조례' 개정안을 내며 다른 회계나 기금까지 세출 항목을 넓히는 내용을 담았다.

인천시의회와 해당 지역인 서구 등지의 반대로 조례 개정안이 철회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특별회계는 당초 목적에 맞도록 써야 하는데 서구나 계양구, 관련 부서에서 사업 계획을 충분히 올리지 않았다"며 "향후 매립지 정책 변화에 대비해 특별회계 재원을 적립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