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민원에도 안 고쳐" 불만
관리매뉴얼 통일 안된 탓도
"자전거 공기주입기가 매번 고장 나 있어 한 번도 사용해본 적 없어요."

인천 남동구 만수6동 주민센터 앞에 있는 자동식 자전거 공기주입기를 찾은 A(11)군. A군은 자전거 공기주입기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공기주입기 전면에 '수리 예정입니다'는 안내 종이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채우려 했던 A군은 허탈한 마음에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향했다. A군은 "다음번에 왔을 땐, 고쳐져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전거 공기주입기 옆을 지나가던 B(83·남)씨도 "자전거를 자주 타는데 공기주입기가 4~5달 넘도록 고장 나 있다"며 "우리 동네에 이런 시설이 있는 건 좋지만, 고장 났으면 고치는 게 구청이 하는 일 아니냐"고 되물었다.

인천시가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설치한 자전거 공기주입기가 잦은 고장 속에 수리 없이 방치되는 등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시에 따르면 2009년부터 설치된 약 90개의 자전거 공기주입기는 지역마다 구가 따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구마다 공기주입기 관리 방식이 다르고 통일된 매뉴얼이 없어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공기주입기를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곳은 동구·서구·계양구·부평구 등으로 나타났다.
이 4곳은 월 단위로 공기주입기를 조사해 고장 유무를 파악하고 있다.

반면 중구·남구·남동구 등은 비정기적인 조사로 고장유무를 파악하거나 구청에 접수된 민원으로 알아내고 있다.

정기조사가 이뤄지는 곳은 상대적으로 관리도 잘 되고 있다. 정기적으로 공기주입기를 조사한 부평구는 이번 달 안으로 고장난 공기주입기 10개를 수리할 계획이다.

반면 비정기적으로 조사하는 남동구는 구청 접수 민원을 통해 9개가 고장 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재정 부담을 이유로 수리 시기조차 못 잡고 있다.

주민들은 '알고도 안 고치는' 구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만수6동 주민 C(40·여)씨는 "구청에 수리 요청 민원을 보내도 상황은 그대로다"며 "고장 난 걸 제때 고치지 않다보니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어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재정적 지원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1년 동안 자전거 공기주입기 관련 예산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곳은 없지만, 혹시라도 (요청이) 들어온다면 검토해보겠다"며 "시민들이 공기주입기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와 협력해 수리를 돕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수습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