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지자체 조사 결과 인천 군·구 전국 평균보다 높아
경험자 74.5% "그냥 넘어가"



인천 군·구 공무원 10명 중 1명은 최근 3년간 성희롱 등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여가부가 지난 4월11일부터 5월4일까지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6만2000명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피해경험과 사건 발생 후 대처 등에 관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무원 11.1%가 3년간 직접적인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에 따른 피해 경험률을 살펴보면 남성 2.8%, 여성 18.5%로 여성의 피해경험이 남성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인천의 경우 전국 평균보다 높은 11.7%가 피해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6대 광역시 가운데 11.9%로 집계된 울산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다.

피해자들의 대다수(9.2%)는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언어적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신체적 성희롱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4.6%로 조사됐다. 시각적 성희롱은 1.7%로 집계됐으며 성폭력 또한 0.4%에 달했다.

성희롱·성폭력 사건 발생 후 대처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그냥 참고 넘어갔다'라는 응답이 74.5%로 가장 높았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분위기를 깨거나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직장 내 동료나 선후배에게 의논'했다는 답변은 19.6%로 집계됐으며, 피해 공무원 중 3.9%만이 직장 내 공식 기구를 통해 신고한 것으로 확인돼 기구 신뢰도 향상과 신고절차 홍보 등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직원들이 주관식으로 응답한 내용에 직장 내 관행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성희롱 발언, 술자리 회식 중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에 대해 인식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다"며 "성희롱·성폭력 없는 성평등한 조직문화는 일부 직원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고 기관장의 노력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지를 가지고 대책 추진과 조직문화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