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흔적찾기 노력 결실..."고귀한 희생이 평화의 기틀"
<인천일보 6월6일 19면>
17일 고 정씨의 유가족에 따르면 이달 15일 인천 부평구 육군 17사단에서 고 정씨를 대신해 그의 셋째 동생 정해덕(81)씨가 국방부 장관이 수여하는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1935년 인천에서 7남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고 정씨는 1950년 겨울 16살의 나이로 군에 자진 입대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이듬해 3월11일 강원도 횡성 안흥지구에서 적과 교전 중 전사했다.
국방부는 1954년 이러한 고 정씨의 애국심을 높이 평가해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병적증명서에 이름이 '정해용'이 아닌 '정해중'으로 잘못 기재돼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막냇동생 정해경(58)씨를 필두로 형제들이 큰형 고 정씨의 흔적을 찾던 중 지난 4월 그의 이름을 바로잡으면서 64년 만에 훈장이 주인을 찾았다. 이날 전수식은 국방부에서 진행 중인 '6·25 전쟁 참전용사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의 일환으로 열리게 됐다.
형제들은 훈장 수여에서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맏형의 흔적을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생각이다. 형제들은 작년부터 고 정씨를 기억하고 후손에 알리고자 인천 숭의초와 인천중, 국방부, 국가보훈처의 문을 두드리며 관련 문서와 사진 기록을 모으고 있다.
무공훈장을 대신 받은 정해덕씨는 "국가가 형님의 애국심과 용맹함을 잊지 않고 늦게나마 무공훈장을 찾아준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평화와 번영의 기틀이 됐음을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막냇동생 정해경씨도 "늘 마음이 아프셨을 부모님도 하늘에서 좋아하실 것"이라며 "개인적인 숙제 하나를 마무리했다는 생각이다. 아직 유골조차 찾지 못한 다른 전사자 가족에게도 도움이 될 길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김예린 수습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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