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초단체장 한명도 없어...시의원 당선인 3명은 비례대표
6·13 지방선거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고 정치 신인을 잇따라 배출하는 등 전국의 정치지형이 크게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천지역 여성들의 정치 문턱은 높기만 하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배출된 인천지역 여성 광역단체장은 단 한 명도 없다.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당선으로 여성 광역단체장 비율 10%를 달성한 지난 2014년 지방선거보다도 성적이 초라하다.

37명이 뽑힌 인천시의원 가운데 여성은 8.1%에 해당하는 3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인물 투표가 아닌 정당 지지도에 따라 결정되는 비례대표 의원이다.

군·구의원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118석 중 47석을 여성이 차지하며 광역의원 여성 비율보다는 높은 39.8%로 집계됐지만, 이 가운데 13%에 해당하는 16명은 모두 비례대표로 선출됐다. 비례대표를 제외하면 여성 기초의원 비율은 26.27%에 그친다.

올해 초 미투운동을 계기로 여성인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운동이 확산되며 여성들의 정치 입문이 비교적 수월할 것이란 전망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남성 중심으로 꾸려진 지방의회 특성과 제도적 장치 미흡 등으로 견고한 유리천장을 깨지 못했다.

문미경 인천여성민우회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남성 후보자들의 정보를 살펴보면 음주운전 등 전과기록이 있는 후보가 상당수였다. 공천 과정에서 전과기록이 있는 남성 후보자를 내야할 만큼 여성후보가 없었던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여성할당제는 정치진입에 어려움이 큰 여성의 차이를 고려해서 여성과소대표성을 만회하려는 조처다. 성불평등한 사회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