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앞 문화광장 18세 미만 '긴 줄'
지사 이재명·교육감 이재정 각각 1위
"교육의 대상은 청소년입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투표를 하고, 대표자를 뽑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경기지역 청소년들이 '청소년 모의 투표'를 통해 선택한 경기도교육감은 누구였을까.

이재정 후보가 청소년 온·오프 유권자 5433명 중 1885명(34.7%)의 지지를 얻어 경기도교육감에 뽑혔다.

다음으로 송주명 후보가 21.1%, 배종수 후보가 18.5%, 임해규 후보가 17.3%, 김현복 후보가 5.8%를 뒤를 이었다. 무효표가 2.3%에 달했다.

경기도지사는 이재명 후보가 64.8%, 남경필 후보가 14.8%, 김영환 후보가 10.7%, 이홍우 후보가 6%, 홍성규 후보가 3.9%로 각각 지지율을 보였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 13일 오전. 수원역 앞 문화광장에 '투표권'을 행사하겠다는 청소년들이 줄을 이었다.

교육감은 물론 시장에게 청소년이 표를 주는 캠페인이 열렸기 때문이다. '청소년 모의 투표'라 불리는 이 캠페인은 실제 투표 절차와 동일하게 운영됐다.

참여 대상은 온라인을 통해 '유권자'로 등록한 만 18세 미만 청소년이었다.

이곳에 도착한 청소년들은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연락처, 생년월일 등을 적은 뒤 투표용지를 배부 받았다.

이내 청소년들은 비밀이 보장되는 투표소로 향했고, 모의투표함에 직접 소중한 한 표를 집어넣었다. 투표용지를 손에 꼭 쥔 청소년부터, 깊은 숨을 들이마시는 청소년까지. 청소년들은 모두 진지하고 신중하게 투표에 임했다.

한때는 참여코자하는 청소년이 몰려 긴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른 더위도 이들의 투표열기를 꺾지 못한 듯 했다.

현장에서 만난 정선우(13)군은 "학교 회장뿐만 아니라 지역 대표를 뽑는 선거에도 우리가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평소 사회 수업에서 정치 제도나 공약에 대해 배우곤 한다. 청소년들도 충분히 투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온 김민준(13)군은 "이번 교육감 공약 중에는 무상 교육이 눈에 띄었다"며 "이외에도 청소년들 현장에 귀 기울이는 공약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의투표소가 마련된 또 다른 지역 안양에서도 청소년들의 투표권 행사가 한창이었다. 권지욱(13)군은 "학교 게시판에 있는 포스터를 보고 찾아왔다"며 "이번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의 공약을 봤는데 정말 학생들을 위한 정책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모의투표소 한편에 있는 '청소년 정책 제안' 부스에도 청소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정책 제안 보드는 지난달 19일 열린 '청소년민주시민학교'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낸 아이디어를 꼽아놓은 것이다.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 강화'와 '청소년의 날 활성화', '낮잠시간 만들기'는 청소년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청소년의 날' 제정에 큰 호응을 보낸 분위기였다.

이 밖에도 보드에는 여성인권 보장, 제대로 된 성교육, 청소년 처벌 강화 등 청소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정책들이 붙여져 있었다.

보드 내용을 읽고 있던 임유섭(16)군은 "모의투표와 같은 간접 경험을 통해서 정치에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며 "진로 체험 확대와 같은 청소년과 밀접한 공약들이 더욱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YMCA와 '18세 참정권 실현을 위한 6·13 청소년 모의투표 운동본부'는 이날 전국 30곳에 모의투표소를 설치했다.

경기지역은 수원·안산·안양 등 9곳이다.

/김은희·이아진 수습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