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개발사, 무상대여 해지 통보
지난 25일 오후 5시쯤 인천 연수구 송도2동 주민센터 옆 노상주차장. 주차장 주변으로 주민 서너 명이 모여 현수막을 걸고 있었다. 동 주민대책위원회 명의로 걸린 현수막에는 '도로변 불법주차 초래하는 주차장 폐쇄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는 책임져라'라고 적혀있다. NSIC는 송도국제업무지구의 개발사업시행자다. 한 주민은 "잘 쓰고 있던 주차장을 하루아침에 갑자기 없앤다니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주차장은 3864㎡(105면) 규모로 2014년 5월 NSIC가 무상으로 빌려준 곳이다. 동 주민센터를 찾는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주차요금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NSIC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2동에 무상사용협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주차장을 폐쇄하고 다시 NSIC에 돌려줘야 할 상황에 놓였다. 기간은 오는 30일까지다.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통보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최소한의 대안을 마련할 시간도 없이 갑자기 폐쇄 결정을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주차장 폐쇄로 인한 피해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안을 수밖에 없다. 주요 이용객은 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민 2000여명이다. 주민센터 1층에 갖춰진 주차장도 겨우 14면 규모라 몰려드는 차량을 처리하기엔 턱 없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주민센터 주변으로 불법주차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NSIC는 이 땅을 매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승원 동 주민자치회 간사는 "그동안 무상으로 주차장을 쓸 수 있게 해준 건 고맙지만, 갑자기 폐쇄하면 이 주변 도로는 불법주차로 난리가 날 것이다"라며 "이번 부지 매각도 NSIC 내부에서 포스코와 게일의 다툼 때문에 이뤄지는 걸로 알고 있다. 개발기업이 이익을 두고 싸우는 동안 주민들이 피해를 본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NSIC 측은 지난 25일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담당자를 통해 연락을 주겠다"고 밝힌 뒤 지금까지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