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주민 안도반 기대반
"北 변덕 돌발변수 예측불허
분위기 편승말고 더 신중을"
"과거잊고 화합·통일 준비를"
관광객 급증 즐거운 비명도
▲ 지난 25일 민통선내 통일촌특산품 매장입구에 집을 지은 제비 한쌍이 앉아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6일 '깜짝' 남북정상회담은 최전방 민통선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도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한의 판문점 선언 이행 의지를 재확인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표가 27일 나오자 접경지 주민들이 안도했다.

파주 민통선내 주민들은 경로당과 마을회관에 삼삼오오모여 TV에 시선을 모았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한달만에 깜짝 정상회담에 기대반 우려반의 목소리를 냈다.

주민들은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 고위급의 강경 발언, 북미정상회담 취소, 국내 언론사의 핵실험장 폐기 취재 허가 지연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초조와 낙담, 안도감을 번갈아 느끼며 상황을 지켜봤다.

이완배 통일촌 주민자치위원장은 "남북이 화해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반대할 주민들은 아무도 없지만 남북이 분단 된이후 북한은 온탕과 냉탕을 수없이 오고갔다"면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신중을 기해 접근해야할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반면 과거를 잊고 새로운 시대를 맞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해마루촌의 한 입주민은 "과거는 앞으로 전진하는 길에 장애물만 될 것"이라면서 "대승적인 마음으로 과거를 잊고 이제 화합과 통일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비무장지대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대성동 주민들도 정상회담에 대한 발전적 기대를 하면서도 변칙적인 북한의 태도에 걱정도 했다.

주민들은 "4.27 판문점 선언이후 한반도에 봄이오는 듯 했지만 북한이 북미회담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여 불안한 마음이 많았다"며 "북한의 속내를 모르는만큼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횡산리와 삼곶리 주민들은 "문 대통령의 말대로 남북 정상이 일상처럼 만나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잘 진행돼 남북미 회담으로 이어지고 올해 안에 종전선언까지 이끌어 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4.27 정상회담이후 임진각과 안보관광지를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민통선내 음식점과 주변 상가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통일촌에 있는 상점과 두부판매점은 27일 평소보다 더 많은 관광객으로 하루종일 북적였다.

/글·사진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